[사회] 전국 17곳 함께한걸음센터 본격 가동...마약 예방교육-재활 인프라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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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A씨는 얼마전 호기심에 마약을 투약했다. 주변에서 권해 “한번만 하는건 괜찮겠지”하는 생각으로 손댔는데 마약 중독은 예상보다 무시무시한 질병이었다. 24시간 끊임없이 약만 생각났다. A씨는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에 끊으려 노력했지만,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는 끝내 경찰에 덜미가 잡혔고 마약류 투약 사범으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단순 투약 사범으로 분류돼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됐다. 재발을 막기 위한 치료ㆍ재활을 충실히 이행하는 조건이 붙었다. 검찰의 의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산하 ‘함께한걸음센터’가 파견한 전문요원이 A씨를 만나 상담과 사전 평가를 진행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위원회가 A씨의 중독 수준을 평가했고, A씨는 집 근처 한걸음센터에서 심리상담, 가족상담, 재활교육 등 개인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정신과의 중독 치료도 병행했다. 덕분에 A씨는 6개월 넘게 마약을 멀리하고 있다. 그는 “도저히 끊을 수 없을것 같았는데, 치료와 상담을 받다보니 약에 대한 갈망이 많이 줄었다”라며 “먼저 마약을 끊은 분들과 자조 모임을 한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일 식약처에 따르면 전국 17개 한걸음센터에서 지난달까지 1만8457건의 사회재활 서비스가 제공됐고, A씨같은 마약류 기소유예자 119명에 치료연계ㆍ사회재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마약류 투약자에 대한 정부의 사법-치료-재활 연계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된 결과다.
연계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걸음센터는 식약처 산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30년 넘게 운영해온 마약중독재활센터를 발전시킨 곳이다. 마약 중독 재발을 막고 중독자를 사회로 돌려보내기 위한 전문적인 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난해까지는 서울ㆍ부산ㆍ대전 3곳에만 있었는데 올해 17곳으로 늘었다. 마약류 오남용 예방교육-24시간 마악류 전화상담센터(1342센터)-한걸음센터로 이어지는 재활체계가 마련됐다. 전문가위원회 위원인 한림대의대 이상규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마약류 투약사범은 단지 범죄자로만 볼게 아니라 치료 및 회복 재활이 필요한 환자로 봐야한다”라며 “앞으로 중독자의 치료 및 회복 재활을 돕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 9월 마약류 예방ㆍ재활 서비스 질을 끌어올리고 관련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약류 예방ㆍ재활 전문인력 인증제를 도입했다. 한걸음센터가 국제교육 과정을 참고해 설계한 이론 수업을 충실히 듣고 필기시험과 현장실습에서 합격하면 식약처장이 인증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식약처는 마약 예방교육ㆍ사회재활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법무부(형사사법), 교육부(학교예방교육), 복지부(치료보호)와 연계해 유기적인 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채규한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사회재활 주관 부처인 식약처는 범부처 협력을 강화해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사후관리를 내실있게 하겠다”라며,“마약류 사범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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