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이 지난해 8월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현역 흉기 난동’으로 14명의 사상자를 낸 최원종(23)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20일 선고기일을 열고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최원종은 지난해 8월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예비·살인·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차에 치인 김혜빈(당시 20세)씨와 이희남(당시 65세)씨 등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이 밖에 20대 남성 등 3명이 차에 치여 다쳤고, 백화점 안에서 무작위로 칼에 찔린 9명 역시 옆구리 등을 찔리는 등 부상을 입었다.

1심 법원은 최원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모든 기본권의 전제가 되는 절대적 가치인 생명을 잃어 이를 회복할 방법이 없다”며 “남겨진 유족들 또한 한 가정의 아내, 딸을 허망하게 떠나보내고 괴로워하고 있으며,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올 수 있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대중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언제라도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일으켰다”며 “사형 이외의 형벌로서 가장 무거운 무기징역형을 선택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하고, 재범을 방지하고자 한다”고 했다.

최원종은 심신상실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최원종이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감경 사유로 반영하지는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조현병에 걸려 있었고, 사물을 분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음이 인정된다”면서도 “인지적 결함이 없고 일상생활에서의 의사소통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 점, 정신병력을 알고 있음에도 치료를 자의적으로 중단한 점 등을 고려해 심신미약으로 감경하지 않았다”고 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원심의 형은 주요 양형 요소들을 두루 참작해 결정된 것이라고 인정되고,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최원종이 스토킹 조직으로부터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이를 양형에 반영하지는 않았다.

검사는 사형을 선고해달라며, 최원종 측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으나 이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며 무기징역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