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협 비대위 '내년도 의대 모집 중지' 촉구…강경 입장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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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출범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첫 회의 끝에 내놓은 요구는 ‘내년도 의대 모집 중지’였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났지만 그간의 주장을 반복했다. 전공의·의대생이 다수 참여한 의협 비대위는 “정부에 강력히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투쟁 방법에 대해선 “거리로 나가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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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제1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박형욱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2일 비대위 첫 브리핑을 통해 정부에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중지’를 촉구했다. 지난 14일 수능이 마무리되면서 대입 일정은 이미 본격화됐다. 수시 전형 합격자 발표도 약 3주 정도 남은 시점이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수험생도 중요하지만 이미 입학한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요구엔 ‘의대 증원’으로 내년도 의대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박 위원장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의사들이 배출돼 평생 환자를 진료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다”고 말했다. 주장의 현실성에 대한 근거로 일본 도쿄대·세종대 사례를 들었다. 1968년 일본 도쿄대가 학내 소요로 1969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았고 1990년 세종대가 학생들의 수업 거부로 신입생 모집 인원을 1000명(1200명→200명) 가까이 줄였다는 것이다.

이날 의협 비대위의 발표는 지난 10일 ‘강경파’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이 탄핵당한 이후 첫 회의 끝에 나온 입장이다. 임 전 의협 회장 체제를 외면하던 전공의(3명)·의대생(3명)이 비대위에 참여하면서 의협이 달라질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의협이 기존의 ‘의대 증원 백지화’보다 수위가 높은 ‘의대 모집 정지’까지 요구하면서 더 강경해졌다는 평가다.

정부와 여당이 의료계에 연일 참여를 요청하는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논의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차 회의에서) 그 누구도 그런 의견을 말씀하신 분이 없다. 아예 논의 자체가 되지 않았다”며 “지금은 대화의 외피만 있다. 무의미하다는 게 비대위의 공통된 의견이다”고 말했다.

오히려 협의체에 참여하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향해 “협의체에서 나오는 게 어떨지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제 의협 비대위에 의사 전 직역이 모였으니 (이 단체들도) 무거운 짐을 벗고 협의체에서 나오는 게 어떨지 싶다”고 덧붙였다. 두 단체가 의협 비대위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에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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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뉴스1

의협 비대위는 1차 회의 설명문에서 “정부의 의료농단에 강력히 저항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투쟁 방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박 위원장은 “의사로서 숙명이 있으니, 투쟁 방법을 고려하겠다. 무조건 거리로 나가는 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위 같은 구체적인 투쟁 방안은 고려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는 입시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갑자기 모집을 중단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대학이 사전 공표한 전형계획·모집 요강과 달리 전형을 운영하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도 갑작스러운 계획 변경에 따른 법적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정부는 이 때문에 내년도 의대 모집은 그대로 진행하고 “2026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날 의협 비대위가 “정부의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모집을 정지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의 대화가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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