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이조스, 트럼프 진다고 했다" 권력 잡은 머스크, 라이벌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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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제프 베이조스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패배를 확신했다"며 21일(현지시간) 공개 저격했다. 머스크와 아마존 창업주인 베이조스는 각각 세계 1, 3위의 부자로, 민간 우주항공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다. 미 대선에서 머스크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지지한 트럼프가 승리하며 두 억만장자의 희비가 엇갈렸다는 평가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머스크가 자신의 힘을 이용해 경쟁자 무너뜨리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베이조스가 '트럼프는 확실히 (대선에서) 질 것이니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고 말하고 다닌 걸 오늘 마러라고(트럼프 자택)에서 알게 됐다"고 적었다. 마치 베이조스의 예측이 틀린 점을 비웃듯 글의 말미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는 이모티콘을 붙이기도 했다.
베이조스는 이에 대해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즉시 반박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그럼 내 말이 틀렸나 보네요"라며 또 다시 웃는 이모티콘을 추가했다.
스페이스X를 소유한 머스크와 블루오리진을 소유한 베이조스는 이전부터 우주산업 주도권을 놓고 종종 신경전을 벌여왔다. 그러나 머스크의 이번 저격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예전 같으면 억만장자 라이벌 간의 사소한 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세상이 달라졌다"며 "차기 행정부에서 머스크의 힘이 얼마나 센지 보여주는 동시에, 베이조스와 그의 사업에는 향후 몇년 간 험난한 일이 펼쳐질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머스크의 이 같은 공격의 의미와 파급력이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의미다.
베이조스로선 머스크의 이런 공격이 난감할 수 있다. 베이조스는 트럼프와 과거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이번 대선 국면에선 트럼프와 관계 개선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 집권 당시 베이조스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가 자신을 비판하는 보도를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고, 2019년 베이조스의 이혼 스캔들이 터지자 그를 공개 조롱했다. 아마존은 2019년 미 국방부의 100억 달러(약 13조8600억원)짜리 계약 수주전에서 탈락한 뒤 "트럼프의 명백한 압력 탓에 졌다"며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베이조스는 이번 대선에서 WP에 압력을 넣어 후보 지지 표명을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트럼프의 당선 직후 "놀라운 정치적 복귀"라며 축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반면 머스크는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임명됐고, 벌써부터 인사·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머스크와 함께 스페이스X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 발사를 참관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이번 기회에 스페이스X의 시장 지배력 굳히기에 나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민간 우주항공 분야의 시장 점유율은 스페이스X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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