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한국이 위암 세계 3위라는데…짠 음식보다 '이게' 병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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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건강 상식

위암 건강 상식

헬리코박터균 감염자 2~6배 위험
초기 증상 없어 정기적 검사 중요
제균 치료는 신중하게 시도해야 

위암은 한국인에게 흔한 암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암 10건 중 1건(10.6%)은 위암이다. 만성적으로 위 염증에 시달리고, 짠 음식을 자주 먹고 위 점막 손상을 가속화하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비율이 높은 것이 원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위암 발생률은 10만명당 27명으로 몽골, 일본에 이어 전 세계 3위다. 위암 인식의 달(11월)을 계기로 위암 건강 상식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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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ettyImagesBank


위 내시경 검사는 증상이 없어도 받아야 한다

O 위암 초기에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 암이 진행되더라도 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소화불량, 속 쓰림, 복부 팽만감, 상복부 불편감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지만 비특이적이다. 증상이 비슷한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 등 다른 소화기 질환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위암은 정상 점막 세포가 여러 단계를 거쳐 암세포가 되면서 발병한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위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을 통해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남녀 모두 2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 검사를 지원한다. 위축성 위염·장생피화생 등 위암 고위험군이라면 위 내시경 검사를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최윤이 교수는 “조기 위암 단계에서 발견하면 내시경적 절제 등 치료로 5년 생존율이 90% 이상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진행·전이성 위암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6.6%로 급격히 낮아진다.

진행·전이성 위암은 PD-L1 발현율이 높아야만 면역항암제로 치료할 수 있다

X 아니다. 환자의 면역 체계를 활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항암제는 진행·전이성 위암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는 PD-L1 발현율을 기준으로 가늠한다. 대개 PD-L1 발현율이 높을수록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크게 발휘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PD-L1 발현율이 낮아도 불일치 복구 결함(dMMR) 등 다른 바이오마커,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가능하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성희 교수는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는 인자를 가진 환자군에서는 PD-L1 발현율과 관계없이 높은 치료 반응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진행·전이성 위암에서 일부 면역항암제가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되면서 환자 접근성이 개선됐다.

한국인 위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짠 음식이다

X 짜게 먹는 습관도 위험하지만, 최근엔 신체 활동 부족이 위암 위험도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2023년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 최귀선 교수팀은 암 병력이 없으면서 암검진수검행태조사에 참여한 40~74세 성인 3539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 활동 부족 ▶비만 ▶붉은 고기 또는 가공육 섭취 ▶염분 과다 섭취 등 위암을 일으키는 6가지 생활습관의 실천 행태로 한국인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의 61.5%가 신체 활동 부족을 응답하면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신체 활동 부족은 WHO 권고에 따라 주당 최소 75분 동안 중강도 이상의 신체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로 정의된다. 국립암센터 암관리학과 최귀선 교수는 “위암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습관 중 운동을 가장 실천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확인하면 무조건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한다

X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은 맞지만, 제균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제균 치료는 여러 종류의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항생제 내성 우려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시도해야 한다. 대한상부 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에 따르면 필수 제균 치료 대상은 ▶위·십이지장궤양 환자 ▶위궤양의 말트(MALT)림프종 환자 ▶내시경절제술을 받은 조기위암 환자 등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소화기내과 박종재 교수는 “제균 치료는 고위험군에서 헬리코박터균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해 위암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팀이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제균 치료를 시행했더니 5년 내 위암 재발률이 13%에서 7%로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제균 치료 효과가 입증되면서 치료 가능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위암 가족력이 있을 때나 철 결핍성 빈혈, 기능성 소화불량증, 위축성 위염 등이 있을 때도 제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면 위암에 더 잘 걸린다

O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Helicobacterpylori)은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규정한 위암 1군 발암 요인이다. 전체 위암의 78%는 헬리코박터균 관련 위염과 연관돼 있다는 보고도 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2~6배 높다. 헬리코박터균은 만성 위염, 소화성 궤양,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위 세포가 소장 혹은 대장 세포로 대체되는 현상), 위 선종, 위암 등 다양한 위장 질환을 유발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수비 교수는 “만성적인 위 점막 염증으로 조직 손상·재생을 반복하면서 DNA 손상으로 종양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CagA·VacA 등 독소 단백질을 생성해 암세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한국을 포함한 일본·중국 등 극동아시아 지역은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으면서 위암 발생률이 높다. 우리나라 성인의 55%는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주로 10세 이전 유년기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평생 지속하는 양상을 보인다. 위 내시경 검사 때 추가로 요소호기 검사(UBT)를 받으면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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