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탄소감축 예측해 코인 준다”...기후위기 막기 위해 최태원이 제안한 ‘비상한’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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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일본 도쿄대에서 열린 ‘도쿄포럼 2024’에서 글로벌 불확실성 시대를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로 대응해 나가자고 밝혔다. “대부분의 사람은 디자인이 비즈니스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주어진 자원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특징이 근본적으로 같다”면서다. 최 회장이 말하는 디자인 싱킹은 기존 자원의 재배치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도쿄포럼은 최종현학술원과 도쿄대가 2029년부터 매년 공동 개최하는 행사로, 올해는 ‘미래를 설계하고, 내일을 디지안하다’를 주제로 이날부터 이틀간 열린다. 최종현학술원은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2018년 출범한 글로벌 지식 교류 플랫폼이다.
도쿄포럼 개회사를 맡은 최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들은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가며 고객 수요 충족, 가치 창출 등 최적의 사업을 하는 디자이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에도 디자인 싱킹을를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SK그룹은 7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섬유에서 석유, 통신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반도체와 인공지능(AI)으로 포트폴리오를 혁신해왔다”며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는 데 이 같은 디자인 싱킹이 바탕이 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사업과 같이 모든 사업 영역들을 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복잡한 사업에도 디자인 싱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회사 후 최 회장은 비즈니스 리더 세션에 참석해 ‘사회적 난제를 위한 새로운 솔루션 디자인’을 주제로 토론했다. 여기서 최 회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 더 새롭고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탄소 발생에 따른 과세와 같은 벌금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신, 인센티브 시스템을 사용하는게 큰 장점이 있다고 믿는다”라며 환경보호 크레딧 EPC(Environmental Protection Credit)를 제안했다.
이는 SK그룹이 9년 넘게 실행해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SK그룹은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KPI와 연계해 보상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를 고안했다.
최 회장은 “지금 탄소배출권 거래는 현재 발생한 탄소가 거래의 대상이 되지만, EPC는 미래 시점의 감축 성과를 예측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이라며 “그러면 기업은 약속한 감축치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투자자는 미래수익을 기대하고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해 창출된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 코인을 제공하고, 코인은 현금 보상을 계산하는 측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비상 상황에서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도쿄포럼 프로그램에는 미래를 형성하는 젠더 혁신(22일), 포용적 도시 계획(23일) 등을 주제로 한 패널 토론이 포함됐다. 발표자·패널로는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겸 한국고등교육재단 대표, 후지이 테루오 도쿄대 총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다니엘 노박 세계경제포럼 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오는 25일에는 일본 오사카 임페리얼 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가 공동 개최하는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다. 내년 양국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두 나라의 상의 회장단이 협력 현황을 되돌아보고, 교류의 차원을 한단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한국 측에서는 최 회장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등 기업인 15여 명이 참석한다. 일본 측에서는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 등 일본 기업인 15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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