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말벗 사귀고 활력 돈다"…노인들 줄선 '1만5000원…

본문

17324257902268.jpg

김영환 충북지사(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22일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서 열린 일하는 밥퍼 사업장에서 참여자들과 쪽파 다듬기를 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쪽파·마늘 손질 2시간에 봉사수당 

채소 전처리 작업에 참여한 노인에게 봉사 수당 하루 1만5000원을 주는 충북 ‘일하는 밥퍼’ 사업이 확대된다.

24일 충북도에 따르면 현재 청주 상당공원과 육거리전통시장 등 4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일하는 밥퍼 사업장이 6곳으로 늘어난다. 이정우 일하는 밥퍼 실버봉사단장은 “일하는 밥퍼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동네에서도 사업장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25일부터 청주 사직동 ‘열린행복밥집’과 중앙공원에서 어르신 20명~30명을 모시고 쪽파 다듬기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전통시장 상인이나 김치제조 업체 등이 맡긴 마늘·쪽파·고구마 순 등을 노인이 대신 손질해 주는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낮12시까지 2시간 동안 전처리 작업을 하면 참여자에게 온누리상품권 1만5000원을 봉사 수당으로 준다. 충북도 관계자는 “집에 혼자 있거나, 경로당에 누워 TV를 보던 어르신들이 일하는 밥퍼에 참여하고 나서 ‘생활에 활력이 돈다’는 말을 한다”며 “말벗을 사귀어서 좋다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17324257903768.jpg

지난달 29일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 있는 일하는 밥퍼 작업장에서 소윤호 육거리시장 상인회장(앞줄 오른쪽에서 3번째)이 참여자들과 함께 온누리상품권과 쪽파를 들고 웃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말벗 사귀고 활력 돈다”…내년 50곳으로 확대 

일하는 밥퍼는 지난 9월 청주시 상당공원에서 첫선을 보인 뒤 지난달 육거리시장과 사창시장, 두꺼비시장으로 확대됐다. 봉사 수당을 받은 노인들은 손누리상품권으로 시장에서 반찬을 사거나, 끼니를 해결한다. 작업을 맡긴 상인들은 적은 비용(1인당 5000원 부담)으로 당일 매대에 내놓을 채소를 오전 중에 받을 수 있다. 소윤호 육거리시장 상인회장은 “어르신이 삼삼오오 모여 장을 보고, 식사하면서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일하는 밥퍼 참여 열기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청주 중앙공원에서 마늘 250㎏을 가져와 진행한 시범 사업은 당초 30명을 계획했다가,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현장에서 참여 인원을 40명으로 늘렸다. 지난달 11일 25명으로 시작한 육거리시장 일하는 밥퍼 사업장은 현재 참여자가 50여 명으로 늘었다. 다음 달 100명까지 참여 인원을 늘린다. 다른 전통시장 2곳은 사업 초반 15명에서 현재 25명으로 늘어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진행 중이다.

17324257905179.jpg

일하는 밥퍼에 참여한 한 노인이 김영환 충북지사에게 쓴 감사 편지. 사진 이정우 단장

장애인 사업장 발굴, 시·군 경로당으로 확대 

이정우 단장은 “김치 제조 업체인 예소담에서 김장용 쪽파 1t을 받아 사직동과 중앙공원 작업장에서 일주일 동안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농업법인에서 하는 농작물 전처리 작업은 대개 외국인 노동자를 쓰는데, 일하는 밥퍼를 활용하면 인건비 절감은 물론 노인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하는 밥퍼는 노인에게 소일거리를 제공해 자존감을 높이는 ‘생산적 복지’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와 일하는 밥퍼 실버봉사단은 내년 상반기까지 사업장을 50곳으로 늘리고, 장애인이 참여하는 일거리도 발굴할 방침이다. 시·군 경로당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충북시니어자원봉사단을 일자리 밥퍼와 연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0,66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