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의 '친러 수퍼우먼' 온다…CIA 이중스파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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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러시아 내 이중스파이 모집이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정보기관 수장에 친러 성향 인사가 지명된 상황이라 정보 노출을 우려한 러시아인들이 CIA에 정보를 제공하기 꺼릴 것이란 예상이다.
트럼프의 국가정보국장, 러시아엔 수퍼우먼?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의 복귀로 CIA의 러시아인 채용에 의문’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3년간 CIA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불만을 품은 러시아 정부나 보안 기관의 인사를 이중스파이로 만들려고 시도해왔다”며 “그러나 (트럼프가 취임하는) 내년 1월이면 이런 요청에 응했던 러시아인은 매우 다른 현실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인 트럼프가 러시아와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이 과정에서 자칫 미국의 이중 스파이 역할을 했던 러시아인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단 얘기다.
가디언은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국가정보국(DNI) 국장으로 지명한 털시 개버드가 우크라이나 전쟁 원인 중 하나가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우려”라고 말하는 등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DNI 국장은 CIA와 연방수사국(FBI) 등 18개 기관을 감독한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정보 역사가인 칼더 월튼은 개버드 지명에 대해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관련 비밀을 누설해 정보원 보호에 극도의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디언은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를 무시하는 트럼프의 태도는 러시아에 있는 이중 스파이들에게 잠 못 이루는 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미 동맹국, 정보유출 보호장치 만들 것”
실제 개버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시리아 등을 러시아의 관점에서 종종 거론해왔다. 러시아 국영 매체인 리아노보스티는 지난 15일 개버드를 ‘수퍼우먼’이라 칭찬하기도 했다. 조지 메이슨 대학의 헤이든 정보·정책·국제 안보 센터 소장인 래리 파이퍼는 지난 24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에 “개버드가 외국의 허위 정보에 취약하고 독재자에 대한 친화력이 있다는 점을,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는 동맹국들이 주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보 공유 동맹)’ 정보 공유와 관련, 역사가인 월튼은 “트럼프 1기 때 파이브 아이즈 파트너 중 한 국가가 백악관에 전달될 수 있는 러시아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고,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관련 정보가 유출될 경우에 대비해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며 “다음 행정부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CIA가 텔레그램에 계정 개설한 이유
CIA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이중 스파이를 모집하기 위해 러시아인이 많이 쓰는 텔레그램에 계정을 만들었다. 가상의 러시아 공무원이 출연하는 고가의 모집 비디오 두 개도 제작했다.
이 비디오는 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을, 전쟁에 불만을 품은 관리들을 위한 애국적인 선택으로 묘사한다. CIA에 안전하게 연락하는 방법도 담았다. 한 비디오에서 화자는 톨스토이의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말한다. “주변 사람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원한다.”
지난해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환멸이 광범위하게 퍼진 게 러시아인 스파이를 모집할 수 있는 “세대에 한 번뿐인 기회”라고 말했다. 영국 정보기관 MI6의 수장 리처드 무어도 “우리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럽 정보통은 가디언에 서방 기관이 “현금이 가득 찬 여행 가방” 등을 이용해 채용 시도를 강화했다며 “(비밀 유출을 결심한) 러시아 관리를 만날 수 있는 제3의 나라가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 필요, 이념적 불만, 개인적인 원한이 서방의 채용에 응하는 동기인데, 이들을 설득할 땐 나중에 서방에 새로운 신분으로 정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적발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구 소련 말기 국가보안위원회(KGB)는 CIA와 FBI 내부의 ‘두더지 정보’를 통해 미국과 협력한 수많은 소련 관리를 적발하고 처형했다. 가디언은 “이중 스파이들은 (러시아에) 환멸을 느꼈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서방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가짜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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