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혼다-닛산’ 합병, 세계 3위 공룡 탄생하나…“닛산 구제 목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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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 추진을 23일 공식화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일본에서 벌어진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 2위와 3위 기업인 두 회사의 통합이 실현되면,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세계 3위 규모의 ‘공룡’ 기업으로 변신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5시 미베 도시히로(三部敏宏) 혼다 자동차 사장과 우치다 마코토 (内田誠) 닛산자동차 사장, 가토 다카오(加藤隆雄)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약 1시간 반에 걸친 회견에서 가장 많이 입에 올린 단어는 ‘시너지 효과’였다. 판매량 기준 세계 1위인 도요타(1123만대)와 2위인 독일의 폭스바겐(923만대)를 추격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735만대)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경영통합은 우선 혼다와 닛산을 중심으로 검토된다. 내년 6월까지 합병안을 검토한 뒤 2026년 8월 지주사를 설립해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닛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 역시 내년 1월까지 합병 참여를 검토하기로 했다. 지주사 산하로 들어가게 되는 혼다와 닛산은 각기 상장 폐지를 하고, 완전 자회사 형태로 각자 브랜드를 존속하는 형태로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규 지주사의 대표는 혼다 측에서 선임할 예정으로, 이사회 구성원 역시 혼다가 절반을 차지하게 될 예정이다. 혼다 주도로 통합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통합 회사의 실적 목표도 내놨다. 매출 30조엔(약 278조원) 영업이익 3조엔(약 27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통합에 따른 생산 체계 검토로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도 1조엔(약 9조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가장 많은 발언을 한 미베 혼다 사장은 “대담한 변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닛산과 공유했다”면서 “경영통합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협업 구조로는 얻을 수 없는 경쟁력 강화를 실현할 수 있다”면서 “닛산과의 통합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합병이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닛산을 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우치다 닛산 사장은 “상호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10년 후 옳은 결단이라고 일컬어지도록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회사인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이 두 회사의 합병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수 제안이 오는 경우에 대해선 “이사회를 통해 진지하게 대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편 두 회사의 결합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날 “통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진 것은 일본 업체의 신차 개발 움직임이 느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기자동차(EV) 회사들의 약진에 생존을 위한 선택을 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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