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벼랑끝 몰린 자영업자 연체율 11%대...2금융 건전성도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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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가 발발한 이달 첫째 주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전주 대비 26%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통계청이 공개하는 속보성 데이터인 나우캐스트 지표를 보면, 이달 6일 기준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전주 대비 26.3% 감소하면서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9월 20일(-26.3%) 이후 11주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사진은 23일 서울 종로구 음식점 밀집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경기 한파에 누적된 이자 부담으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12ㆍ3 비상계엄 이후 소비심리까지 꽁꽁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취약 자영업자(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다중채무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5%로 치솟았다. 2022년 2분기(3.96%)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다 두자릿 수 연체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2013년 2분기(12.02%) 이후 최고치인데다 역대 최고치(2012년 3분기 13.98%)에 근접한 수치다.

자영업자 10명 중 1명 이상은 금융기관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았고 소득이 적거나(하위 30%) 신용이 낮은(신용점수 664점 이하) 취약차주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312만6000명) 중 취약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3.4%(41만8000명)로 지난해 말 대비 2만2000명 늘었다. 이들이 보유한 대출 잔액은 122조6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6조8000억원 증가했다.

취약 자영업자가 왜 늘었는지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9월말 기준 가계소득 하위 30%인 저소득 자영업자는 49만4000명,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저신용 자영업자는 23만2000명으로 올해 들어 각각 1만5000명, 3만2000명 증가했다. 중소득ㆍ중신용 이상이던 자영업자 차주들이 저소득ㆍ저신용으로 하락한 경우가 각각 2만2000명, 5만6000명으로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기존의 취약 자영업자들이 신규 대출을 더 늘린게 아니라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진 자영업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한은은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 차주가 증가한 점에 유의해 자영업자 차주의 채무 상환능력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에 따라 선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취약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채무조정과 재취업 교육 증 재기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대출이 늘면서 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저축은행 10.56%, 상호금융 6.63%로 지난해 1분기(각각 4.64%, 2.92%) 대비 큰 폭 상승했다.

금융시스템의 중장기적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 Financial Vulnerability Index)는 3분기 32.9로 지난 1분기에 비해 상승했으나, 장기평균(08년 이후 34.5)을 밑돌았다. 금융시스템의 단기적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 Financial Stress Index)는 2024년 11월 17.3으로, 주의 단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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