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후의 보루마저 수령"…침체 못 버틴 소상공인 폐업공제금 1.3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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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42) 씨는 이달까지만 영업하고 가게를 정리할 예정이다. 이씨는 “재료비 등 고정 지출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며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폐업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지 않자 가게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다. 25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 지급액이 1조3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지급액(1조260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액은 지난해 처음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올해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쓸 전망이다.

노란우산 공제는 퇴직금이 없는 소기업·소상공인의 생계 안정과 노후 보장을 위해 지난 2007년 마련됐다. 소상공인들이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면 소득공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 납입금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기중앙회가 운영하고 중소벤처기업부가 감독한다. 중기중앙회 측은 “노란우산 공제금은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웬만해선 건드리지 않는 ‘최후의 보루’인데 이걸 수령한다는 건 한계 상황에 몰린 소상공인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보증재단이 소상공인의 은행 빚을 대신 갚아준 금액(대위변제금)도 크게 늘었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단의 대위변제금은 2022년 5076억원에서 지난해 1조7126억원, 올해는 지난 10월 기준 2조578억원으로 급증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 위축, 인건비 증가, 원자재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상공인들이 한계 상황에 놓였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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