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새해 금리 인하설 고개…1450원대 환율·트럼프 2기 출범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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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내년 1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국 경제의 ‘1%대 저성장’ 쇼크를 막기 위해서다. 다만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올해 150원 넘게 추락한 원화값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걸림돌'이다.
25일 한은은 내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통해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이 안정세를 지속하고 성장의 하방압력이 완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추어 ‘추가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신용정책 운영방안은 물가흐름을 비롯해 경기상황, 금융안정 측면 등을 고려한 한은의 내년 기준금리 운용 전략이다. 내년 한은의 통화정책 초점이 물가에서 ‘경기 부양’으로 옮겨간 게 특징이다. 한국 경제가 계엄ㆍ탄핵사태 등으로 불안하고, 트럼프의 고관세 위협 등 통상환경 변화로 내년 1%대 저성장(전망치) 진입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해외 투자은행(IB)은 내년 1월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한은은 계엄사태에 대응해 안정적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할 것”이라며 “내년 1월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이치뱅크도 “내년 무역갈등으로 대외요인이 악화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1.8%로 낮아질 수 있다”며 “한은이 1월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국내 경기를 떠받치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내년 1월 13일에 금리 인하를 택한다면, 올해 10월과 11월에 이어 ‘3연속 인하’다. 금리를 연속으로 3회 이상 낮춘 건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2월까지 6회 연속) 이후 처음이다. 다만 한달 뒤인 내년 2월이 유력할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내년 1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이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정책을 확인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 추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은 커지지만, 통화정책 여력은 줄고 있다는 게 문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란 예고에 달러대비 원화가치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급락한 게 가장 큰 변수다. 원화값은 이달 24일 주가 종가기준 1456.4원으로 연초(1300.4원)대비 156원(12%)이나 급락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가장 낮다. 내년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중단된 상황에서 한은이 인하에 나설 경우 외국인 이탈로, 원화가치 하락을 더 압박할 수 있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다시 가계 빚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은엔 부담이다. 25일 박성훈 의원실(국민의힘)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05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2021년 1분기 말(9054만원) 처음 9000만원을 넘은 뒤 3년 6개월 만에 평균 500만원가량 대출 잔액이 늘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으나, 시기와 인하 폭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이 총재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애초 1.9%로 전망했던 내년 성장률 하방 압력이 커졌다”면서도 “(1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러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적 상황이 녹록지 않아,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리 인하는 수입물가 자극 등 변수가 많다”며 "당장 통화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어 경기 부양을 위해선 정부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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