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LIV 갔지만 PGA 미련…장유빈, 트럼프 덕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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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PGA 전관왕에 오른 장유빈은 PGA 투어 대신 LIV를 선택했다. [사진 KPGA]

2016, 2020년 지난 두 차례 미국 대선 당시 ‘골프광’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골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코스에서 스코어를 속인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나왔다. 심지어 『커맨더 인 치트』(사기 대통령)라는 책도 발간됐다. 도덕성에 흠집이 났고 보수적인 골프계는 그를 손절매하는 분위기였다.

이번 대선에선 달랐다. 지난 6월 트럼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회에서 “당신 (샷)은 거리가 50야드도 안 된다”고 도발했다. 이에 바이든은 “누가 더 멀리 보내는지 대결해 보자”고 응수했다. 흐지부지 넘어가는 듯했는데 LIV 골프에서 뛰는 브라이슨 디섐보가 유튜브 동반 라운드를 제안했다. 트럼프는 이에 응했다. 78세 나이치곤 실력이 괜찮았다. 트럼프는 220야드에서 티샷을 한 번에 그린에 올려 이글을 했고, 웨지샷도 정교했다. 트럼프는 영상을 통해 “바이든이 이걸 할 수 있을 것 같나”라고 재차 도발했다. 이 영상 조회 수는 1760만회(25일 기준)다.

올해 KPGA 전관왕 장유빈(22)은 이달 초 PGA(미국 프로골프) 투어 Q스쿨 최종전을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후원하는 LIV 골프에 스카우트 됐다. LIV는 돈 잔치판이다. 그렇다고 그의 꿈이 돈은 아니다. 그는 “PGA투어 진출의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PGA는 LIV 선수들의 PGA 투어 출전을 막는다. 물론 아주 잘 치면 된다. LIV에서 활동하면서 짬짬이 DP 월드투어 등에 나가 세계랭킹을 올리면 메이저대회에도 나갈 수 있고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도 입을 수 있다. 다만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다.

선수들로선 PGA와 LIV, 두 조직이 합병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그런데 트럼프가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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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광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LIV와 PGA의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친사우디, 친LIV 성향이다.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6차례나 LIV 대회가 열렸다. 트럼프는 LIV 프로암 단골 참가자다. LIV 출범 당시 “PGA에 충성을 다한 골퍼들은 (PGA가) LIV와 합병할 때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그들의 돈을 받으라(LIV로 가라)”고 트위터(현재 X) 메시지를 날렸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두 투어는 전격적으로 합병을 선언했지만, 18개월간 하나도 진척된 게 없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을 이유로 반대하고 선수들 간 감정의 골도 깊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 승리 직후 “최고 선수들은 하나의 투어에서 경쟁해야 한다”며 “두 조직의 합병은 15분이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 야시르 알루마얀과 함께 스포츠 경기를 관전했다.

트럼프 말을 다 믿을 수는 없다. PGA 투어 선수들의 반감을 줄이거나 그들에게 보상할 방법을 찾을지도 미지수다. 그러나 대선 공신인 디섐보를 위해 최대 걸림돌인 법무부의 반대를 막을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파티 때 디섐보를 단상에 직접 불러냈다. PGA 투어 측 로리 매킬로이도 “트럼프가 똑똑한 책사인 일론 머스크와 함께하면 문제를 풀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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