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지희, 태극마크 내려놓고 중국 갔다…신유빈 짝꿍의 조용한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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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귀화 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친 한국 여자 탁구 국가대표 전지희(32·전 미래에셋증권)가 13년간 가슴에 품었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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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귀화한 뒤 13년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전지희. 연합뉴스

전지희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탁구 종합선수권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중국으로 떠났다.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미래에셋증권과 재계약하지 않고 사실상 국내에서는 선수 생활을 마감한 것이다. 전지희는 계약 종료 전 소속팀과 향후 진로를 상의했고, 조용히 은퇴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수 미래에셋증권 총감독은 "2년 전 포스코에너지에서 데려올 때부터 전지희가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며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단체전 동메달을 일궈낸 뒤 더는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전지희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7위로 국내 여자 선수 중 신유빈(대한항공·세계 10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국내·외 대회 성적 합산에 따른 랭킹포인트가 3위 안에 들어 내년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지희가 국가대표 자격을 포기하면서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삐약이' 신유빈과의 황금 복식 콤비도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전지희와 신유빈은 지난해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 여자복식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합작했다.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결승 진출은 1987년 뉴델리 대회의 양영자-현정화 콤비(금메달) 이후 무려 36년 만의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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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추는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 연합뉴스

이들은 이어 지난해 8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022년 부산 대회 이후 21년 만에 여자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지난 8월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는 독일과의 3위 결정전에서 호흡을 맞춰 첫 복식 승리를 합작했다. 전지희는 당시 3단식에서 상대 선수를 3-0으로 완파해 한국 여자탁구 사상 16년 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이달 초 중국 청두에서 열린 혼성단체 월드컵은 전지희가 신유빈과 마지막으로 호흡을 맞춘 사실상의 고별 무대였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일본 등을 따돌리고 2년 연속 중국에 이어 준우승했다.

중국 허베이성 랑팡에서 태어난 전지희는 중국 청소년 대표로 2007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단식에서 준우승했지만, 중국 국가대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08년 한국 땅을 밟았다. 2011년 귀화한 뒤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맹활약했다.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와 동메달 5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1개·은메달 3개·동메달 2개 등을 따 역대 귀화 선수 최고 성적을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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