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작년 신생기업 95만 개, 3년 연속 감소…경기위축·저출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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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원도심. 연합뉴스

연간 새로 문 여는 기업 수가 3년 연속 감소했다. 활동 중인 전체 기업 대비 신생 기업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7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 기업생멸행정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신생 기업은 95만6000개로 전년(103만4000개) 대비 4.2% 감소했다. 부동산업(-3만8000개, -17.1%)과 운수·창고업(-7000개, -9.9%) 등의 업종이 줄면서다. 다만 숙박·음식점업(1만3000개, 8.7%)에선 유일하게 신생 기업 수가 늘어났다.

연간 신생 기업 수는 2020년 106만9000개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1년 103만4000개→2022년 99만7000개→지난해 95만6000개로 3년 연속 내림세다. 창업 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여기에서 비롯된 경기 위축세가 주효했다. 인구 구조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저출산 현상 심화에 따라 생산가능 인구 수가 감소하고 이는 창업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부동산업에서의 신생 기업 수 낙폭(감소율 기준)이 두드러졌던 건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각했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추측했다. 유일하게 숙박·음식점업에서 신생 기업 수가 증가한 점을 두고 정희상 통계청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endemic·일상적 유행)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신생 기업 비중도 감소세다. 지난해 활동 기업 가운데 신생 기업 비율인 신생률은 전년(13.6%) 대비 0.9%포인트 하락한 12.7%를 나타냈다. 이는 통계청이 2012년 관련 조사(2011년도 수치)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보건·사회복지업(5.4%)과 수도·하수·폐기업(6.3%), 제조업(6.6%)의 신생률이 낮았다. 반면 가장 신생률이 높은 건 정보통신업(17.4%)이고 그 바로 뒤로는 숙박·음식점업(17.2%), 교육서비스업(16.9%) 순이었다.

2021년 신생 기업 가운데 1년 생존율은 64.9%였다. 2017년 신생 기업 중 5년 생존율은 31.2%다. 신생 기업의 70% 가까이는 5년도 못 버티고 폐업한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2020년 7월 29일 발표한 자료(신생기업 감소와 거시경제적 영향)에 따르면 신생 기업 비중이 감소하면 경제의 역동성이 저하한다. 기업 전반의 고용 창출력과 생산성이 둔화하고, 산업 구조 조정을 정체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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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2022년 활동 기업 가운데 소멸한 기업은 75만1000개를 기록했다. 활동 기업 대비 소멸 기업 비율인 소멸률은 10.2%로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부동산 임대 기업의 경우 사업을 접고 싶어도 부동산이 팔리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남아 있는 영향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소멸 기업보다 신생 기업이 많음에 따라 지난해 활동 기업 수는 753만9000개로 전년(735만3000개) 대비 2.5% 증가했다. 활동 기업 수는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활동 기업의 면면을 보면, 지난해 처음으로 60대 연령의 대표자 기업 비중(23.1%)이 40대 대표 기업 비중(22.9%)을 넘어섰다. 인구 구조가 저출산에 따라 고령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활동 기업의 99.87%가 중소기업이었다. 나머지 0.13%가 대기업이었다. 중소기업 가운데 소상공인의 구성비는 2년 연속 상승해 94.24%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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