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치 리스크에 짓눌린 원화ㆍ증시…코스피 6개월 연속 하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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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 등 정치 리스크가 한국 증시를 짓눌렀다. 27일 코스피는 원화가치 급락과 함께 장중 2300선까지 밀렸다가, 간신히 2400선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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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2% 내린 2404.7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가 174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1152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이 214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67포인트(1.43%) 내린 665.9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세계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원화가치와 함께 요동쳤다.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원화값이 1485.9원까지 하락(환율 상승) 하는 등 원화가치가 급락하자, 코스피 지수도 덩달아 전일보다 1.7% 하락한 2388.33까지 밀렸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0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후 원화가치가 1460원까지 오르며 코스피도 낙폭을 줄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일보다 2.7원 내린 1467.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치가 연일 떨어지는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이라는 초유의 정치 리스크 영향에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 이탈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배당락일(배당금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을 맞은 연말 결산법인의 하락 폭이 컸다. 주주명부가 26일 자로 폐쇄되며, 이날 이후 주식을 매수해도 배당을 받을 수 없다. 키움증권(-9%), 삼성증권(-8.1%) 등 금융주의 하락세가 컸다. 고려아연 역시 2024년 정기추종 의결권을 위한 주주명부가 폐쇄되자, 주가가 15.75% 하락했다. 반면 삼성전자(0.19%)와 SK하이닉스(2.59%), LG 에너지솔루션(1.02%) 등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들은 상승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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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코스피는 월간 기준으로 지난 7월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6개월 연속 하락은 정보통신(IT) 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 세계금융위기였던 2008년뿐이다. 올해 남은 거래일은 30일 하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원화 약세와 코스피 급락은 반대로 정치적 불확실성 진정 시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2000년과 2008년 6개월 연속 하락 후 코스피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으며, 코스피도 2025년에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원화 약세가 단기간 해소되기 힘들다는 전망도 많다. 여전히 식지 않은 경제에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고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부진한 수출과 내수 등에 금리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등도 부담이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인 RBC캐피털마켓은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이 원화 가치에 새로운 역풍을 일으켰다”며 “최근 탄핵 표결이 있었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확실히 실각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무역 보호주의 강화 위험이라는 더 큰 악재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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