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수출 부진에 가수·소속사 분쟁…1년만에 거품 터진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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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백시는 지난 6월 임원진을 고소하는 등 SM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 SM]

지난해 음반 판매량 1억장을 돌파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K팝 업계가 올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해외 수출이 부진했고, 템퍼링(계약 기간 중 제3자 사전 접촉) 등으로 인한 업계의 잦은 내홍이 벌어진 탓이다. 일각에선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음반 인플레이션’의 거품이 빠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2014년 약 730만장에서 2023년 1억 1600만장까지 9년간 상승 곡선을 그려왔던 음반 판매량이 올해 들어 주저앉았다.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약 9314만장(-19%)에 그쳤다. 12월 집계까지 추산해도 1억장 판매고는 무리인 상황이다.

단일 앨범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밀리언 셀러는 올해 총 20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장보다 13장이 줄었다. 500만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앨범은 ‘0건’이다. 지난해 단일 앨범 500만장 판매고를 기록했던 보이그룹 세븐틴과 스트레이 키즈는 각각 트리플 밀리언 셀러(300만장), 더블 밀리언 셀러(200만장)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누적 앨범 100만장을 기록한 가수 또한 24팀으로 지난해보다 2팀이 감소했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작년 앨범 시장이 과열되었던 부분이 있어 어느 정도 판매량 조정이 있을 거라 예상을 해왔으나 이렇게 급락할 줄은 몰랐다. 1년 만에 20%가 감소한다는 건 산업적 측면에서 굉장한 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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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는 지난달 29일자로 어도어와의 계약이 끝났다고 주장했다. [사진 어도어]

전체 앨범 판매량 감소와 더불어, 신규 팬덤 유입세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구보(발매 후 6개월 이상 지난 앨범) 판매량도 줄어들었다. 2024년 상반기 써클차트 앨범차트 톱400의 구보 판매량을 합산하면 지난해보다 237만 가량 줄어든(-41.7%) 330만 장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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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음반 수출도 9년 만에 역성장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음반 수출액은 1억3032만1000달러(1927억원)로 작년 동기보다 2.0%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 음반 수출액이 역성장한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수출 대상 국가는 85개국으로 전년 대비 5개국 늘었으나 K팝의 주요 수출국인 일본, 미국, 중국의 비중이 작년보다 0.6% 증가한 73.3%를 기록했다. 이 중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반면, 중국 수출액은 2022년부터 감소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18일 발간한 ‘2025년 대한민국 콘텐츠 수출 전망 보고서’에서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 K팝 아이돌의 일탈 등이 K팝 업계에 피로도를 가져왔다”며 이를 위기 요인으로 지적했다. 템퍼링 의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수는 지난해 피프티피프티에 이어 엑소, 뉴진스 등이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가수와 소속사 간 분쟁이 음반 판매량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확실한 마이너스 요소이고 K팝 소비 전반에 미칠 장기적 영향으로 보자면 가장 나쁜 요인”이라고 말했다.

내년 K팝 시장은 기대할 만하다. 올 연말부터 활동에 시동을 건 지드래곤이 있으며,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도 내년 ‘완전체’를 예고했다. 방탄소년단 지민은 지난달 팬 커뮤니티에 “전역 후 우리가 어떤 노래를 들려드려야 할까 어떤 무대를 보여드려야 할까 벌써부터 설레발치면서 지내고 있다. 훨씬 더 성장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테니 기대 많이 해달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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