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81명 중 2명만 돌아왔다…무안공항 제주항공기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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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1시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불에 탄 항공기 동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조각나 있었다. 원래 39.5m인 동체의 꼬리 부분만 15m 정도 남은 사고 현장에선 소방대원들이 무거운 얼굴로 수습한 시신을 옮겼다.
전남 무안공항에서 승객·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도중 활주로 외벽과 충돌해 179명이 숨졌고 2명은 구조됐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수습된 시신 중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88명이다.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사고 중 인명 피해가 가장 크다.
29일 소방청·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11분(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는 오전 9시3분쯤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착륙을 시도했다.
착륙 과정에서 공항 활주로 외벽과 충돌하면서 여객기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항공기 꼬리날개 부분만 식별이 가능한 상태였고, 나머지 부분은 대파되거나 전소했다. 소방 관계자는 “활주로에서 밀린 비행기가 착륙하다 보니 비행기 동체 자체 파손이 심하게 됐다. (파편이) 많이 흩어져 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46분쯤 화재를 진압하고 승무원 2명을 구조했지만, 나머지 179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 따르면, 무안공항 관제탑은 이날 오전 8시54분 사고기에 최초로 착륙 허가를 내렸다.
길이 40m 비행기, 15m 꼬리만 남았다
이로부터 3분 후인 8시57분 ‘조류 이동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취지의 경보를 내리자 고도를 낮추고 있던 사고기는 재상승해 복행(復行)했다. 복행은 착륙하려던 항공기가 정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다시 이륙하는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가 “1차 착륙 시도가 실패한 원인에 대해선 조류 충돌로 인해 조종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밝힌 이유다. 실제로 2분 후인 8시59분 사고기 기장은 메이데이(긴급구조) 신호를 보냈다.
관제탑에서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19활주로)으로 착륙을 허가하자, 사고기는 오전 9시쯤 착륙을 시도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1차 복행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올라가다가 아마도 기체에 이상이 있어 관제탑과 협의해 완전히 복행하지 않고 긴급하게 19활주로 방향 쪽으로 착륙을 허가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9시3분쯤 랜딩기어를 내리지 않은 채 동체착륙을 하다가 활주로를 지나 담벼락에 충돌했다. 사고기 조종사인 한모 기장은 6823시간, 김모 부기장은 1650시간의 비행 경력을 보유했다. 기장은 2019년 3월, 부기장은 지난해 2월부터 현재 직책을 맡았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의 두 가지 블랙박스인 비행기록장치와 음성기록장치 수거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수거된 블랙박스를 30일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가져가 분석 가능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날 사고가 난 기종은 제주항공 B737-800으로 2009년 제작됐다. 탑승자 명단에 따르면 사고 당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이다.
한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는 29일 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이시바 총리는 “귀국(貴國)에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은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시 주석도 이번 참사와 관련, 한국에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친나왓 총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주항공 추락사고 소식과 애도의 뜻을 전하며 “(태국) 외교부는 (태국인) 탑승객 가족에게 연락해 진행 상황을 알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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