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 獨 극우당 대표와 대담…"독일을 구하는데 투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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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극우 성향의 알리스 바이델 독일대안당(AfD) 대표와 대담을 갖고 “독일대안당이 독일을 구할 것”이라고 격찬했다. 다음달 예정된 독일 총선을 앞두고 머스크의 유럽 정치판 흔들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를 통해 바이델 대표와 영어로 75분간 진행된 생중계 대담에서 “독일을 구할 수 있는 건 독일대안당뿐”이라며 “독일인들은 지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일의 상황이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바이델은 정말로 합리적”이라며 “이번 대담을 보면 알겠지만 바이델은 터무니 없는 얘기를 하지 않는 상식적인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바이델 역시 머스크와 좌파들의 ‘깨어 있는 시민’ 행세 비판, 우크라이나전 조기 종결 필요성, 불법 이민자들의 위험성, 원자력발전의 필요성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누며 의견 일치를 확인했다.
바이델은 특히 나치당 계승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달라는 머스크의 요청에 “히틀러는 반유대 사회주의자에 불과했고, 우리는 정확히 정반대되는 지점에 있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 정당”이라며 “독일대안당만이 유대인의 보호자”라고 강조했다. 나치의 정식 명칭이 ‘국가사회주의 독일노동자당’이라는 점에 빗대 독일은 물론 유럽 내에서 일고 있는 비판을 피한 셈이다.
유럽연합(EU)은 최대 20만명이 동시 시청한 이번 대담을 두고 “규정 위반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머스크에 대한 견제구를 던졌다. 이는 ‘시민 담론과 선거 과정에 대한 부정적 영향에 대한 규제 의무’를 지우고 있는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에 근거한 것이다. 독일연방의회 집행기구 역시 머스크가 소유한 X(옛 트위터)를 통한 대담 마련이 일종의 ‘불법 기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슈피겔 등 독일의 진보 언론은 대담 직후 “바이델의 영어가 형편없다”, “뻔한 얘기밖에 없다”고 혹평을 쏟아내면서도 “독일 정치권에서 고립됐던 독일대안당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관심을 (머스크 덕분에) 받게 됐다”고 성과를 짚었다.
머스크에 대해선 유럽 정치권에서 비난만 있는 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머스크와 친분이 있는 조르자 멜라니 이탈리아 총리는 9일 로마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의 문제는 그가 부유하고 영향력이 있다는 점인가, 아니면 그가 좌파가 아니라는 점인가”라고 되물은 뒤 “머스크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간섭이라는 건 부유한 사람들이 재력을 이용해 전 세계 정당과 단체를 지원함으로써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가리킨다”며 “(좌파를 지지하는 월가의 헤지펀드) 조지 소로스가 그 사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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