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조차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신문선 후보. 연합뉴스

법원 가처분 인용 결정에 연기된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23일로 잡힌 데 대해 야권 후보인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와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추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처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신문선 교수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일을 선거 기일로 공지한 현 선거운영위의 판단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축구협회 선거운영위가 지난 9일 새 선거일을 공지하자마자 허정무 후보 측이 "추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허 후보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3일 선거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허 후보는 "선거운영위의 구성과 업무 범위는 회장선거관리규정 제4조에서 정하고 있는데, 규정 어디를 찾아봐도 선거운영위가 선거일을 결정한다는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 역시 이날 "가처분은 허정무(전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선거 중지를 위한 법적 조치에 더해 정몽규 후보의 후보 자격이 인정돼서는 안 되는 부분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축구협회에 대해 특정감사를 진행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축구협회에 내달 2일까지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하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축구협회 장관에 따르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다. 후보 자격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정 회장이 조금이라도 빨리 선거를 치르려 한다는 게 신 후보의 주장이다. 신 후보는 "2월 2일이 바로 문체부가 한 달로 정한 기일이고 이 기일내 '자격정지'라는 징계가 내려지면 정 후보는 후보자격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 내몰린 정 후보와 축구협회는 이성을 상실한 듯 막무가내 행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또 "23일은 이미 정몽규 후보의 회장 임기가 이틀 지난 시점이다. 정 후보의 집행부에서 선임한 선거운영위가 만든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상황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23일 선거가 치러질 경우 그 시점엔 현 선거운영위가 선거를 운영할 권한이 없어지므로 선거운영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축구협회 회장선거관리규정은 '선거운영위는 설치된 날부터 선거일 후 60일까지 존속하되, 필요하면 이사회의 의결로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현 선거운영위의 존폐는 정 회장 임기 만료 여부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