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LA산불 빈집털이범 기승…경제손실 73조, 역대 최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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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엔젤레스(LA)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며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LA카운티에선 이날 오전 9시 기준 5건의 대형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다. 이번 산불로 지역 주민 18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고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로버트 루나 LA카운티 보안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정확한 사망자 수를)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산불 잔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사망자 수와 피해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피해 면적은 약 109㎢(2만7000에이커) 이상”이라면서 “축구장 약 2만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라고 전했다.
사흘째 계속되는 산불로 대기가 불에 탄 재와 연기로 뒤덮이면서 8일 LA 전역에 발령된 연기주의보(Smoke Advisory)는 10일 오후 5시까지로 연장됐다. LA카운티 보건 담당관 문투 데이비스는 성명을 통해 “연기와 재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일부 지역에는 식수 주의보까지 내려지면서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LA 수자원전력국(LADWP)은 팰리세이즈를 비롯해 서부 지역에 '끓인 물 사용 권고(Boil Water Notice)'를 내렸다. 화재 진압에 필요한 물 공급 과정에서 상수도 시설에 많은 재가 들어가면서 수질이 낮아졌다면ㄴ서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선 생수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현지에선 주민들이 대피하느라 비어 있는 집을 노린 빈집털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루나 보안관은 산불 발생 이후 약탈 혐의로 절도용의자 20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10일 NBC는 이튼 지역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을 보도하며 담당 경찰관을 인용해 “도난당한 물건 중에는 고급 지갑도 있었다”며 “집에 경보기와 보안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산불 여파로) 전원이 차단돼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폐쇄 도로에 인력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산불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서 주민들이 방화를 저질러 주변 나무로 불이 옮겨 붙는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도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LA에 사는 유명 팟캐스터인 앤드류 휴버맨은 산불 피해 규모가 가장 큰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타모니카에서 일어난 방화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X(옛 트위터)에 9일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놀랍다(wow)”는 반응 등을 남겼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액이 역대 산불 중에서 사상 최고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JP모건을 인용해 LA 산불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현재까지 500억 달러(약 7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전날 추정치에서 하루만에 두배로 늘어난 규모다. WSJ는 이중 보험사들이 감당해야 할 피해 액수만 200억 달러(약 29조2000억원)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미국 산불 중에서 현재까지 최고 보험 손실액은 2018년 북부 캘리포니아주 산불 당시 125억 달러(약 18조2500억원)이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180일간 LA 산불 대응에 들어가는 비용 100%를 연방정부가 부담하는 방안 등을 담은 추가 지원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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