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노한동 지음
사이드웨이

2013년부터 문체부에서 출판·체육·저작권 등을 담당했던 저자는 2023년 서기관으로 승진하자마자 의원면직했다. 서울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한 엘리트 공무원이 남긴 퇴직의 변은 “공직사회에서 10년간 경험하고 관찰한 무능력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것.

책에는 내부자의 시선으로 본 공직 사회의 민낯이 담겼다. 불필요한 연구 용역과 위원회를 면피용으로 남발하며 시간을 끄는 행정 과정, 국회와 언론에 기민하게 대응하라며 24시간 ‘온콜’ 상태를 요구하는 간부들, 지나치게 형식에 집착하는 보고 관행 등 구조적 비효율을 파헤친다.

저자는 “정부의 유능함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결정적 변수”라며 대안도 제시한다. 핵심은 2년마다 보직을 옮기는 현행 인사 제도를 공무원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 두 번째 처방은 공직 사회에 만연한 ‘가짜 노동’을 없애는 것. "밤새워 써도 정작 발표하고 나면 누구도 달성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매년의 업무 계획, 몇만 페이지에 달하지만 아무도 제대로 읽지 않는 예산 사업 설명 자료,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을 풀 버전, 요약 버전, 장관 버전, 차관 버전, 국장 버전으로 한없이 나눠서 작성하는 법안 자료” 등이 그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