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전·현직 임직원이 240억원대 불법 대출을 저지른 정황이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도 관련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검사에 나섰다.

기업은행 전경. 기업은행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날 자사 홈페이지에 업무상 배임 등으로 239억5000만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서울 강동구 소재 기업은행 지점들은 지난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부동산 담보 가치를 부풀려 규정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어줬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기업은행에 200억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4년 모뉴엘 대출 사기 사건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불법이 의심되는 대출 과정에 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전직 임직원은 퇴직 후 부동산 관련 업종에 종사하면서, 현직에 있는 담당자와 친분을 통해 대출을 더 많이 받는데 개입했다. 기업은행은 이번 사태에 관련된 직원을 인사 조처하고 관련인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할 예정이다.

금감원도 기업은행 보고를 받고 이번 주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검사 인력을 추가로 파견하고, 이날까지로 예정했던 검사 기한도 다음 주로 연장했다. 불법 대출 과정과 이를 통해 나간 돈의 정확한 용처를 주로 파악할 예정이다. 특히 불법 대출 과정에서 전직 임직원이 현직 대출 담당자 등에 대해 향응을 제공했는지도 집중 검사 대상이다.

다만 손실 예상 금액은 미정이다. 문제가 된 대출이 부동산 담보 대출인 만큼 담보로 설정한 부동산 가격에 따라 손실 금액 확정돼서다. 기업은행은 현재 담보 부동산 평가 금액이 약 215억2700만원으로 예상한다. 만약 대출금을 전액 회수하지 못한다면 부동산 담보 가치를 제외한 손실 예상 금액은 약 2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