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지지율 오르더니 "평화적 계엄"…尹측의 입, 거칠어졌다

본문

17365007431477.jpg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률대리인단인 윤갑근, 석동현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석동현 변호사 사무실에서 외신기자 대상으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측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지난 9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12ㆍ3 비상계엄)은 실패가 아니라 평화적 계엄이었다. 혼란이 생겼지만 극복된다면 계엄은 성공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근황에 대한 질문엔 “당신이 의도한 비상계엄 선포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할까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석동현 변호사도 한남동 관저 앞 대치 상황을 거론하며 “거의 내전 상황이다. 앞으로 몇 달간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의 법적 문제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이날 대리인단은 계엄 그 자체의 정당성을 피력하는 정치적 주장을 거침없이 이어갔다. 비상계엄과 연루됐던 군 지휘부 대부분이 구속된 상황에서 ‘성공적 계엄’‘평화적 계엄’이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들도 쏟아졌다. 여권 관계자는 “최근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오르다 보니, 자신감에 차 있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10일 한국갤럽(7~9일 1004명 대상)이 공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34%)과 더불어민주당(36%)의 정당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 편향성 논란이 있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40%대를 기록한 조사들도 발표되고 있다.

17365007433178.jpg

국민의힘 의원 44명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체포영장 재집행에 대비해 관저 앞에 집결해 7시간 동안 자리를 지켰다. 김경록 기자

지지율이 올라 반가울 듯 하지만, 이런 윤 대통령 측을 바라보는 여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계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일부 여론조사에 고무돼 계엄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이, 오히려 야당의 특검 공세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의 명분을 더해주는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갤럽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 여론은 64%에 달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측이 보수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윤 대통령 개인과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지지로 혼동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맹윤(맹렬한 친윤)’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이른바 ‘백골단’으로 불리며 윤석열 대통령 관저 사수 집회를 벌이는 ‘반공청년단’의 기자회견을 주선했다가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ㆍ개혁신당 등 6개 야당은 10일 김 의원에 대한 제명촉구 결의안을 공동으로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계엄엔 사과했다. 여당 의원 대부분이 윤 대통령 개인이 아닌 보수와 법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야당과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7365007434737.jpg

전국 대부분 지방에 한파 특보가 발효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지난 6일 여당 의원 44명이 한남동 관저 앞에 모여들며, 이같은 상황을 여당이 자초했다는 시각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금 당장의 여론조사는 꿀맛 같을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바로 두 달 뒤가 대선”이라며 “장기적으론 독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고교무상교육 국비 지원’ 거부권 가닥=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4일 국무회의에서 고교무상교육의 국비 투입 근거가 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교육청마다 수조, 수천억 원씩 쌓아둔 교육 재정으로 충당이 가능한 상황에서, 수조 원대의 재정의 추가 투입은 불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900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