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의결권 자문사 ISS "고려아연 집중투표제 반대"…'이…
-
1회 연결
본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안건인 집중투표제 도입에 대해 ‘반대’ 권고를 냈다. 집중투표제가 부결될 경우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 측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 다만 이사 수에 상한을 두자는 고려아연 측 안건에 대해선 ISS가 찬성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9일(현지시간) 국내외 기관투자자에게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송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이달 23일 열리는 임시 주총 안건으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회 정원을 현재보다 7명 늘리되 19명으로 상한을 두는 정관변경안을 올렸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1주 1표’가 아닌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는 제도다.
ISS는 “집중투표제는 일반적으로 소수 주주에게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면서도 “이번 경우엔 반대하는 주주들이 원하는 변경사항의 영향을 희석시키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현 고려아연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이 지지하는 후보를 선임하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취지다.
ISS 권고대로 집중투표제 안건이 부결될 경우 영풍·MBK 측이 유리해질 수 있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영풍·MBK 측 지분율은 40.97%로, 고려아연 측보다 6~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1주에 1표씩만 행사한다면 고려아연 측이 불리한 구조다.
다만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ESG평가원은 ISS와는 반대로 고려아연 측의 손을 들어준 만큼 투자자들의 의견이 어느 쪽으로 쏠릴진 미지수다. ESG평가원은 지난 7일 “고려아연의 장기 지속 성장과 주주 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측이 보다 바람직하다”며 “경영실적 및 주주환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등에서 고려아연이 영풍 대비 우월하다”고 밝혔다.
한편 ISS는 이사 수에 상한을 두는 안건에 대해선 찬성 의견을 냈다. ISS는 “이사 수 상한이 이사회 변화를 막는 것이라는 영풍·MBK 입장에 공감하지만, 이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이사회 규모가 과도하게 확대돼 의사결정이 마비되고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ISS는 이사 수를 총 16명으로 상한하고, 영풍 측 후보 4명의 이사 선임 안건에만 찬성했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사외이사 후보인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정창화 전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등이다. 그 외 후보들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이를 두고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은 각자에게 유리한 방향의 해석을 내놨다. 고려아연은 “ISS의 권고대로 이사 수 상한이 이뤄지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MBK와 영풍의 이사회 장악은 불가능해진다”며 “그런 점에서 (ISS는)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을 경영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인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더 이상 최 회장 측 이사진이 포함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미”라며 “MBK·영풍 측 후보들이 이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