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차그룹, 엔비디아와 턴키 파트너십…‘피지컬 AI’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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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수 현대차그룹 GSO 부사장(왼쪽)이 지난 9일 미국 네바다주 퐁텐블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리시 달 엔비디아 오토모티브 담당 부사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10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xxxxxxxxxxxxxxx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뿐 아니라 첨단 제조와 로보틱스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엔비디아와 협업한다. 두 회사는 사업분야별 파트너십 내용을 구체화할 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의 대규모 협력 소식에 10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6.10%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퐁텐블로 호텔에서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체결식엔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담당(GSO) 본부장과 리시 달 엔비디아 오토모티브 담당 부사장이 참석했다.

SDV·첨단제조·로보틱스까지 ‘턴키 협력’

현대차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으로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2022년 SDV 전환 선언을 한 현대차는 내년까지 차량용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Pace Car)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차에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의 컴퓨팅 및 인프라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모델을 훈련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시스템도 양사가 공동 개발한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는지 검증해보는 시뮬레이션 환경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 ‘옴니버스’로 첨단 제조 효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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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 생산라인에서 아이오닉5 차체를 로봇팔이 스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건 그 다음 단계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개발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활용해 첨단 제조 공정을 확보하고 로보틱스의 발전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옴니버스’가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옴니버스를 통해 현대차 신규 공장을 복제하듯 재현해놓은 가상공간에서 공장 운영을 시뮬레이션하고 공정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첨단 제조 기술을 연구하고 활용하고 있다. 이번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계기로 현대차가 2026년 가동 목표로 짓고 있는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은 옴니버스에서 첨단 제조 공정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트윈 환경을 활용하면 제조 비용과 기간을 줄일 수 있고, 데이터로 품질도 관리할 수 있다.

첨단 로봇도 엔비디아 플랫폼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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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5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뒤로 로봇들이 줄을 서 있다. [AFP=연합뉴스]

로보틱스 분야도 협업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로보틱스 플랫폼인 ‘아이작’으로 AI 로봇을 개발하고, 로봇 학습에 필요한 가상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6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CES 기조연설 무대 뒷배경에 보스턴다이내믹스(현대차의 미국 계열사) 로봇이 있던 게 우연이 아니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기조연설에서 황 CEO가 소개한 AI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는 이날 현대차와 협업에 언급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향후 현대차그룹 공장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도 활용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모빌리티 기술을 넘어 첨단 제조와 첨단 로봇까지 확장한 ‘턴키 파트너십’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현대차의 미래 사업에 대해 엔비디아와 통합적 파트너십을 맺은 셈인데, 현대차가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빌리티 보폭 넓히는 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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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자동차 회장이 2025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25 소비자 가전 전시회 도요타 미디어 데이 기자 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을 무기로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을 하는 자동차 산업은 젠슨 황 CEO가 이번 CES에서 강조한 ‘피지컬 AI’의 핵심 시장이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나 자율주행차 같은 실물 하드웨어에 적용되는 AI로, 엔비디아는 자동차 기업들에 자율주행차 개발에 필요한 칩과 소프트웨어 등을 공급하고 있다.

5년 만에 CES에 복귀한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AGX 오린을 기반으로 차세대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볼보자동차의 전기차 EX90 브랜드에도 오린 SoC(시스템온칩)가 탑재됐다. 미국 자율주행 업체 오로라와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콘티넨탈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드라이브 토르(Thor) SoC를 활용해 대규모 무인 트럭을 운영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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