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얀색 헬멧 보이면 벗긴다"…'탄핵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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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퇴진에 반대하는 집회 참가자들은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밑돈 10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오전 8시 루터 교회 앞에선 약 150명이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지나다니는 차량을 향해 “부정 선거, 가짜 국회 아웃(OUT)”이라고 적힌 손팻말도 흔들었다.
인천에서 온 대학생 조모(25)씨는 “가만히 있으면 나라가 망하겠다는 생각에 아침 7시에 출발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보다는 국민이 깨어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요즘 보수 집회에 제 또래 2030 세대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약 400m 떨어진 서울 한남초등학교 앞에도 보수 집회 참가자들 4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들이 밤새 매서운 추위를 피한 담요·이불·텐트 등이 길가에 놓여 있었다. 경기도에 사는 한 40대 자영업자는 “전날 밤 10시 30분에 와서 난방 버스를 들락거리며 밤을 새웠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에게 따뜻한 커피와 컵라면을 나눠주는 대학생 봉사자들도 있었다.
루터 교회 앞 인파는 계속 늘어나 오후 2시 경찰 비공식 추산 2000명에 달했다. 신자유연대 등 보수 단체가 설치한 무대에는 2030 세대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이 발언자로 올라왔다. 마산에서 왔다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부정선거 척결해야 한다. 공수처는 수사권도 없는데 왜 수사를 하느냐”고 외치자 군중에서 환호가 터졌다.
보수 청년들 “백골단이 2030 대표하지 않는다”
이날 보수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막겠다며 등장한 ‘반공청년단’과 그 하부 조직인 ‘백골단’에 선을 그었다. 인천에서 온 홍모(33)씨는 “폭력적인 프레임을 씌우기 쉬운 백골단이 2030을 대표하는 것처럼 비쳐 불만이 크다”며 “하얀색 헬멧이 보이면 벗기자고 할 정도”라고 했다.
다른 청년들도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여기서 보내자” “2030 나와라”를 외치면서도 “백골단에 휘둘리지 마라” “우리의 시위는 평화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대국본)도 백골단에 대해 “직접적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백골단은 1980년대 군사 독재 시절 하얀 헬멧을 쓰고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사복 경찰 부대다. 전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백골단과 기자회견을 열자 정치권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곳곳에서 비판이 나왔다. 이에 백골단은 계획했던 출범식과 도열 시위를 취소하고, 이날까지 집회 현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하지만 백골단 활동을 중단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단장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과거 백골단은 폭력 시위나 내란 선동을 초기 진압하는 특수한 목적을 가진 부대였기에 사회 안정에 필요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백골단을 국회로 불러낸 건 대한민국을 국가 비상사태로 몰고 간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백골단 이름을 바꾸자는 논의는 내부적으로 있지만, 그대로 써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며 “경찰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경찰을 폭행한 사건을 발단으로 꾸린 자경단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 초교 4곳에 대책 마련
전문가들은 백골단 등 과격한 표현이 시위 양상을 극단으로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극소수가 격렬하게 대응하면 파급 효과 때문에 대중의 분노도 급속도로 커질 수 있다”며 “미국에서 트럼프 지지가 국회의사당 점령했던 최악의 사태가 비슷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병률 한국외대 사학과 명예교수도 “(백골단은) 독재 시대에 있었던 폭력을 연상시키며 내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조직적으로 결집한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시위가 열릴 것에 대비해 등·하교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대통령 관저 인근인 한남초와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인 재동초·교동초·운현초 등 4곳이 대상이다. 통학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전 인력을 배치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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