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4개 vs 中 3개 vs 韓 1개…'반도체 전쟁' 공장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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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사진 평택시

올해 세계 각국이 반도체 생산공장(fab·팹)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주권 확보를 위해 외국 기업의 생산 거점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쟁탈전이 치열하다. 반면 한국은 올해 계획된 반도체 팹 건설 건수가 단 한 건에 불과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도 반도체 시장 확장”… 반도체 주권 확보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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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의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제1공장의 모습. TSMC의 자회사로 공장 운영을 맡은 JASM의 간판이 공장 앞에 세워져있다. 연합뉴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올해도 반도체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전 세계 총 18개의 신규 반도체 팹 건설 프로젝트가 시작될 것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SEMI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의 반도체 생산 능력(WPM·Wafer per month)이 올해 월 1260만장으로, 지난해보다 10.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중심으로 D램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월 450만 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수요 둔화로 전년 대비 5% 증가한 월 370만장의 생산이 예상된다.

이에 발맞춰 각국에선 이미 반도체 팹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아짓 마노차 SEMI CEO는 “2025년부터 시작될 18개의 새로운 반도체 팹 건설은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국가별로 격차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팹 건설 붐…한국은 1곳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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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미국과 일본은 올해 각 4개의 반도체 팹 건설이 예정됐다. 미국은 자국에 반도체 생산 거점을 유치하기 위한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인텔과 마이크론과 같은 자국 기업을 물론이고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등도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해 TSMC의 두 번째 공장이 착공한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21년 10월 구마모토 현 TSMC 공장을 유치해 3년 2개월 만에 제1공장을 완공했다. 일본 정부는 1·2공장의 건설을 위해 총 1조2000억엔(약 11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제1공장은 구형(레거시) 반도체를 생산하지만, 2027년 가동 목표인 제2공장은 6∼7나노급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의 한국’은 옛말, 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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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경기도, 용인시, SK하이닉스가 공동으로 약 1조원을 투자하는 첨단반도체 테스트베드(미니팹) 구축 사업이 올해 본격 시작된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에서 예정된 신규 반도체 팹 건설은 단 1개에 그쳤다. 중국(3개)·대만(2개)보다 적고 동남아(1개)와 같은 숫자다. 한국의 유일한 신규 프로젝트는 오는 3월 착공이 예정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SK하이닉스의 첫 번째 반도체 팹이다. 동남아에서는 마이크론이 싱가포르에 70억 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HBM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반도체 주권 확보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가 경제·안보를 모두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각국이 자국 내 팹 건설과 공급망 확보에 나섰는데, 한국은 정책적 대응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뛰어들었지만, 전력과 용수(用水) 문제로 관련 사업이 3년이나 지연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반도체 업계가 유지해 온 ‘원천기술은 미국, 부품은 일본, 생산은 한국과 대만’이라는 균형이 깨지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이 생산 경쟁에 뛰어든 만큼, 한국도 기존의 생산 주도권과 강점을 잃지 않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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