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HD현대중공업, 페루 함정 건조 착수…환태평양 K방산 진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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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이 페루 현지에서 함정 건조에 착수하며 중남미 진출을 본격화한다. 환태평양 주요 지역에 해외 거점을 구축해 ‘K함정’ 수출을 확대하겠단 계획도 내놨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페루 국영 시마조선소에서 함정 공동 건조 착공식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4월 페루 시마조선소로부터 수주한 함정 4척(총 6406억원)에 대한 착공식이다. HD현대중공업이 설계와 공정을 지원하면 시마조선소가 최종 건조를 맡기로 했다. 건조된 함정들은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페루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 구스타보 아드리안센 올라야 총리, 왈테르 아스뚜디요 국방부 장관 등 페루 정부 고위 인사들과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 대표가 참석했다.
페루는 HD현대중공업 글로벌 사업의 중남미 전초 기지란 평가를 받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 ‘K-방산비전 2030’을 발표하며 글로벌 함정 사업을 확대해 연 매출 1조원 안팎의 사업 규모를 2030년까지 3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페루·필리핀·사우디아라비아·미국 등 권역별 해외 거점을 구축하겠단 계획도 내놨다. 이른바 ‘환태평양 벨트화 비전’이다. 이날 착공식에 참석한 주원호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대표는 “K-함정 중남미 진출의 서막을 열었다”라며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양국 간 방산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은 환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수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안방산안보전시회(ADAS)’에 참가해 수출용으로 개발한 차기 호위함을 비롯해 주요 함정 모형 12종을 전시했다. 필리핀은 지난 2016년부터 2차례에 걸친 해군 현대화 사업에서 HD현대중공업에 총 10척의 함정을 발주한 ‘방산 큰 손’ 이다. 지난해 11월엔 캐나다 해군이 주관하는 ‘딥 블루 포럼’에 참가해 맞춤형 잠수형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캐나다는 현재 3000톤급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의 ‘K방산’ 수출 의지는 올해 수주 목표에서도 나타난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함정·잠수함 등 특수선 수주 목표액을 15억6700만 달러(약 2조3110억원)로 정해 지난해 목표액(9억8800만 달러)보다 58.6% 높였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과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진출을 앞두고 수주 목표를 상향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신규 수주 실적은 6억6000만 달러(약 9734억원)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조선업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도 K방산에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은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한 데 이어 지난 6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에 출연해 동맹국을 활용한 군함 건조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미 해군은 함정 MRO에 연간 2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해 MRO 사업 참여 자격을 얻은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본격적으로 미국 MRO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미 해군 MRO 사업에 참여한 한화오션은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를 현지 사업의 거점으로 활용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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