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팝의 역사 한 자리에...H.O.T‧보아부터 에스파‧NCT까지 뭉친 'SM 30주년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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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 이 노래를 오랜만에 많은 분 앞에서 부르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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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2025’ 에서 H.O.T 출신 강타, 토니안과 NCT드림즈 멤버들이 '캔디'를 부르는 모습. [사진 SM엔터테인먼트]

1세대 아이돌 H.O.T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토니안은 4세대 아이돌 그룹 NCT드림과 한 무대에서 ‘캔디’를 부른 뒤 농담을 섞어 이렇게 말했다. 1996년 발표된 이후 H.O.T를 단숨에 당시 청소년들의 우상 자리에 올려놓은 ‘캔디’는 2022년 12월 NCT드림이 재해석해 내놓은 리메이크로 26년 만에 부활했다. 시공을 초월해 사랑을 받은 대표적인 ‘SM표’ 작품이다.

11, 12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이틀간 열린 ‘SM타운 라이브 2025’는 지난 30년간 K팝을 이끌어온 SM의 발자국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틀 공연 모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총 4만여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또 글로벌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와 위버스를 통해 동시 생중계되며 전 세계 ‘핑크 블러드(SM 팬덤)’와 만났다.

1995년 2월 14일 창립한 SM은 이듬해 H.O.T.를 필두로 S.E.S.와 신화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아이돌' 시대를 열어젖혔다. ‘세대’로 아이돌을 나눌 때 각 세대 대표 그룹엔 늘 SM 소속 가수들이 있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의 초석을 놓은 것도 SM이라는 평가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SM은 K팝의 선구자로, 한국 가수 최초의 오리콘 차트 1위(보아), ‘한류’라는 용어 탄생(2000년 H.O.T. 베이징 콘서트 소개 기사) 등 (K팝의) 중요한 변곡점마다 SM이 있었다”라며 “미국, 유럽의 음악 트렌드와 일본 J팝의 시스템이 가진 강점을 결합하면서 해외에서 보기 어려운 새로운 콘셉트와 세계관, 비주얼을 선도적으로 보여줬다”라고 설명했다.

SM 초창기 가수부터 현역까지 총출동한 이번 공연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각 세대 대표 아이돌 멤버 간의 ‘콜라보레이션(협업) 공연’이 눈길을 끌었다. H.O.T 출신 강타와 토니안은 4세대와 5세대 아이돌 선두 주자로 꼽히는 NCT 및 라이즈 멤버들과 함께 H.O.T 2집 대표곡 ‘행복’을 함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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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2025’에서 H.O.T 출신 강타, 토니안과 NCT, 라이즈 멤버들이 '행복'을 부르고 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1세대 여자 아이돌을 대표하는 S.E.S의 바다는 S.E.S의 대표곡 중 하나인 ‘꿈을 모아서’를 혼자 소화한 뒤 곧바로 4세대 여자 아이돌을 대표하는 에스파 멤버 카리나, 윈터와 ‘드림 컴 트루(Dream come true)’를 열창했다. 역시 S.E.S를 상징하는 곡이다. 11일 공연에서 바다는 울컥한 목소리로 “한국 최초 여성 아이돌 보컬”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이 자리엔 S.E.S 멤버 유진도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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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2025’에서 S.E.S 멤버 바다(가운데)와 에스파 멤버 카리나(오른쪽), 윈터가 ‘드림 컴 트루(Dream come true)’를 부르는 모습. [사진 SM엔터테인먼크]

2세대 여자 아이돌 소녀시대 멤버 효연은 NCT 양양, 에스파 지젤과 함께 자신의 싱글 앨범 수록곡 ‘디저트(DESSERT)’를 함께 불렀다.

이번 공연에선 추후 발매 예정인 SM 창립 30주년 기념 앨범 수록곡이 공개됐다. 이중 보아가 부른 ‘하루의 끝’은 샤이니 멤버였던 고(故) 종현의 소품집 수록곡이다. 위아래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보아가 ‘하루의 끝’을 부르는 내내 공연장은 숙연해졌다. ‘비욘드 라이브’로 이를 지켜본 한 팬은 해당 플랫폼 댓글 창에 “보아의 아름다운 커버(beautiful cover)에 감사한다”며 “종현이 그립다”고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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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2025’에서 보아가 샤이니 멤버였던 '고(故)' 종현의 소품집 수록곡 '하루의 끝'을 부르고 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지난 2002년 일본 오리콘 주간 차트 정상에 오르는 역사를 썼던 보아는 자신의 대표곡 ‘온니 원(Oniy one)’ 무대를 11일엔 NCT 시온, 12일엔 라이즈 쇼타로와 함께 펼치며 여전한 무대 장악력을 과시했다.

에스파가 부른 f(x)의 ‘첫 사랑니’. NCT127이 선보인 ‘SM 1호 가수’ 현진영의 ‘흐린 기억속의 그대’ 등 30년 기념 앨범 수록곡도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신화의 ‘아이 프레이 포 유(I pray for you)’는 슈퍼주니어가, 레드벨벳의 ‘사이코(psycho)’는 동방신기가 새로 불렀다.

SM 품을 떠나 ‘안테나’로 이적한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은 “SM의 아들 규현입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반면 K팝의 산파 노릇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는 이번 공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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