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野 특검법' 거부한 與, 자체 특검법 꺼냈다…시간끌기 침대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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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도피설이 제기된 8일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빨간 원 안)이 포착됐다. 오마이TV가 촬영한 영상 속 윤 대통령 추정 인물은 이날 낮 12시53분쯤 수행원 3~4명과 함께 관저 출입문까지 내려와 약 7분간 주변을 둘러봤다. 사진 오마이TV

국민의힘이 야권이 추진하는 내란특검법 수정안을 거부하는 대신 가칭 ‘계엄특검법’으로 불리는 자체 특검법을 마련해 조만간 의견 수렴에 나선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합의로 헌법에 부합하는 특검이 만들어진다면 공수처의 수사권 논란, 체포영장의 유효성 논란, 관할법원 논란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특검 제도와 취지, 원칙에 맞게 수사 대상을 제한하는 ‘비상계엄특검법’ 관련 당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3일 의원총회에서 자체 특검법 초안을 공유한 뒤 의견 수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초안은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이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재발의한 이른바 ‘내란 특검법’의 독소조항을 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특히 여당은 민주당이 수사 대상에 포함한 ▶내란 선전·선동죄와 ▶외환죄는 절대 수용 불가 방침이다. 박형수 수석은 “민주당은 (수정안에서) 위헌 요소를 제거했다고 주장하지만 내란·외환특검법은 위헌적 요소가 상존하고 있고 더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것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무제한 특검이고, 내란 선전·선동도 수사대상에 넣은 제왕적 특검”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으로 한정한 특검 추천 권한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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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국민의힘 자체 법안이 마련되더라도 여야 합의는 불투명하다. 특검 자체에 부정적인 여당 내 반발이 상당한 까닭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자체 특검안 마련 검토를 언급한 지난 8일 의원총회 때도 “특검에 합의하면 여당 인사 수백명이 수사 대상에 오를 것”이라거나 “특검을 받으면 우리는 초전박살 난다”는 식의 반발이 쏟아졌다고 한다.

야권의 반발도 상당할 전망이다. 13일부터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는 여당과 달리 민주당은 늦어도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16일엔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여야의 시간표 자체가 큰 차이가 난다.

이런 반발을 모를 리 없는 국민의힘이 자체 특검법 마련에 나선 게 결국은 “고도의 지연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여야 합의를 목적으로 하기보단 야권이 내란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이후의 상황을 대비해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취지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도 자체 안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 내란특검법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을 설득할 명분을 가질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 당시 내란특검법은 재의결 요건인 200표에 2표 모자란 찬성 198표로 부결됐다. 108명 여당 의원 중 최소 6명 이상이 찬성으로 이탈한 셈이다. 당 관계자는 “협상에 임했는데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특검을 통과시킨다면, 우리 당 의원들이 이탈하지 않고 함께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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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려는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중앙일보에 “특검이 수사를 맡게 되면 공수처의 수사 권한 논란은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며 “물리적 충돌 가능성으로 인해 (윤 대통령) 체포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상황 아니냐. 특검법안 협상 과정 동안 영장집행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자체 특검법 마련을 “시간 지연 전략”이라며 일축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논평에서 “민주당이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의 내란특검 관련 요구를 수용하자, 국민의힘은 또다시 조건에 조건을 더 붙여가며 내란 단죄를 지연시키는 전략에 나섰다”며 “국민의힘이 끝까지 내란의 공범으로 남겠다면, 국민이 먼저 내란수괴와 함께 국민의힘을 버릴 것임을 잊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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