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은퇴 구자철 “축구 인생 최고의 순간? 런던올림픽 동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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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이 14일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동메달의 주역 구자철(36)이 두 번째 축구 인생을 시작한다. 선수를 은퇴한 뒤 전 소속팀인 제주 SK의 유소년 어드바이저를 맡아 행정가로 새 출발 한다. 구자철은 14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화를 벗기로 결심한 뒤 마음이 홀가분해졌다”며 “이제껏 함께하며 도와주신 모든 분께 무한한 책임감과 함께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2007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제주 유니폼을 입은 구자철은 2010년까지 88경기에 출전해 8골·18도움을 기록했다. 2011년 볼프스부르크에 입단하며 유럽에 진출했고, 마인츠·아우크스부르크 등을 거치며 9년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다. 이후 알가라파·알코르(이상 카타르)를 거쳐 2022년 제주에 복귀했다.

태극마크와 함께한 활약이 빛났다. 2009년 20세 이하(U-20) 대표팀 주장을 맡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행을 이끌었다. 이듬해 대표팀에 뽑힌 그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득점왕(5골)에 올랐다. 그리고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등 월드컵에도 두 차례 출전했다.

구자철은 선수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런던올림픽 시상식”을 꼽았다. “단상에 올라서던 순간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당시를 돌이킨 그는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며 메달을 목에 걸 때 너무나 행복했다. 한국 축구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낸 장면을 함께한 멤버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구자철은 “(런던) 올림픽 1년 전인 2011년 8월 11일에 일본 삿포로에서 한-일전이 열렸는데, 0-3으로 졌다. 너무나 부끄러웠다”며 “참패를 계기로 ‘내가 뛰는 한-일전에서 또 지면 축구를 그만둔다’는 필사즉생의 각오를 다졌다. 그다음 한-일전이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이었다”고 당시를 복기했다.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꼽았다. 구자철은 “(한국 축구 역대) 최연소 월드컵 주장으로 대회에 나섰는데, 돌이켜보면 내가 너무 어렸다”며 “국가대표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하는데, 그땐 그걸 느끼지 못했다. 그 경험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팬들에게는 죄송한 기억을 남겼다”고 사과했다. 2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당시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기성용(FC서울), 이청용(울산 HD) 등과 함께 ‘한국 축구 황금세대’로 불렸던 구자철은 “(은퇴를 결심하자) 두 친구가 고생했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며 “곧 은퇴할 친구들에게 부끄러움이 없도록 은퇴 후에도 잘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서 유소년 어드바이저로서 은퇴 후 삶을 시작한다. 그는 “내 경험을 한국 축구에 돌려주기 위한 역할을 하고 싶어 수년간 준비했다”며 “독일에서 뛸 때 유소년과 경영 분야를 많이 배웠다. 좋은 선수를 많이 발굴하고 키워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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