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470일만에 끝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19일 휴전안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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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휴전 소식을 듣고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이 기뻐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5일(현지시간) 종전에 합의했다. 휴전안은 이르면 일요일인 오는 19일 발효될 예정이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의 포화는 예정대로라면 470일만에 그치게 된다.

15일 와이넷 등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휴전 합의안은 우선 6주(42일)간의 휴전 상태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이 서로 수감자와 인질 등을 석방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하마스가 생존 인질 33명을 석방하는데, 매주 3명 이상을 순차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인질 1명당 30명, 여군 포로 1명당 50명의 비율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할 계획이다. 분쟁 이후 붙잡힌 팔레스타인 여성·어린이 수감자는 모두 석방하기로 했다. 이를 합쳐 이스라엘이 풀어줄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총 990∼1650명 규모로 추산된다.

이렇게 1단계 합의가 진행되는 사이 휴전 16일차에 나머지 이스라엘군 포로 석방,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을 의제로 한 휴전 2단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휴전 3단계에선 이집트·카타르 등 중재국과 유엔의 감독 아래 가자지구 재건이 시작된다.

휴전안 협상에서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은 부분은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완충지대인 이른바 ‘필라델피 회랑’에서의 이스라엘군 주둔 여부였다. 필라델피 회랑을 통해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각종 무기가 밀반입되는 만큼, 이스라엘군이 주둔해야 한다는 게 이스라엘 쪽 주장이었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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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휴전 소식을 들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 환영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휴전안이 공식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외신들은 "1단계에서 이스라엘군 일부가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수하지만, 완전 철수는 아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역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필라델피 회랑에 대한 이스라엘의 통제권을 단 1㎜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버티긴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성일광 고려대 중동이슬람센터 교수는 “하마스가 재조직화에 성공하고 나면 이스라엘 주둔군이 오히려 공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둔이 쉽진 않다”고 말했다.

휴전 성사로 중동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속단하긴 힘들다. 인질과 수감자 교환 등을 담은 1단계 휴전 절차는 구체적이지만, 2단계부터는 원론적인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무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휴전 타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압박하며 얻어낸 성과”라며 “그러나 이스라엘군 주둔 문제와 가자지구 재건 비용 등이 걸려 있어 2, 3단계 휴전 절차에 돌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는 것도 과제다. 이스라엘의 경우 하마스 기습으로 1200명이 숨졌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역시 전쟁 발발 이후 4만670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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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13일 이스라엘군 병력이 필라델피 회랑을 따라 이동 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래서 “휴전안 문구가 느슨해 언제든지 합의가 무너질 수 있다”(뉴욕타임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자지구를 앞으로 누가 통치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없다”(타임스오브이스라엘)는 분석은 향후 가자지구 평화 구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거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마스와 앙숙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어서다.

그래도 15개월 넘게 지속되던 전쟁이 휴전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물론 서방과 중동도 한 목소리로 환영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에서 “인질 수십명과 가족들의 고통을 끝내준 데 (감사를 표했다)”며 “(양측이) 곧 워싱턴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역시 “가자지구 공격 중단 합의는 우리 국민과 우리의 저항, 우리 나라 그리고 세계의 자유인들이 이뤄낸 업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은 이번 합의의 이행을 지원하고 고통 받는 수많은 팔레스타인인을 위한 지속적 인도 구호 규모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가자지구의 휴전과 인질 석방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한국 외교부도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정부는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된 것을 환영한다”며 “협상 타결에 큰 역할을 한 미국·카타르·이집트의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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