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건강한 가족] "일란성 쌍둥이 임신 9~15%서 수혈증후군 발생…태아 내시경으로 조기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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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호연 고려대안산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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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연 고려대안산병원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은 “중증으로 진행한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태아 내시경 수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한번에 둘 이상의 태아를 임신하는 다태아 임신이 늘고 있다. 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시험관아기 시술 같은 보조생식술이 발달한 배경과 맞물려 있다. 문제는 다태 임신이 늘면서 관련 합병증 위험도 커졌다는 점이다. 일란성 쌍둥이에서 발생하는 ‘쌍태아 수혈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다행히 태아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명이 위태로운 쌍태아도 조기 치료하면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고려대안산병원 김호연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장에게 쌍태아 수혈증후군의 특징과 효과적인 치료법 등을 들었다.

다태아 임신이 늘고 있다.
100명 중 5~6명은 쌍둥이, 삼둥이로 태어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출생아 가운데 다태아 비중은 최근 5년간(2019~2023년) 평균 5%대로 증가했다. 1990년대는 1%에 그쳤지만, 30년 사이 5배나 뛰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결혼과 임신·출산 평균 연령이 상승하고, 체외수정을 시도하는 부부가 많아진 탓이다. 체외수정 시 다태아를 임신할 확률이 높아진다. 다태 임신은 단태 임신보다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큰데, 그중에서도 치명적인 건 쌍태아 수혈증후군이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어떤 질환인가.
일란성 쌍둥이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두 태아가 하나의 태반과 혈관을 공유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쪽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는 상태다. 일란성 쌍둥이 임신의 9~1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얼마나 위험한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태아가 둘 다 숨질 수 있다. 사망 확률이 73~100% 정도로 불량한 예후를 보인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의 특징은 두 태아 간 불균형적인 혈류, 즉 순환 장애다. 혈액을 뺏기는 한쪽 태아는 성장 장애를 겪고, 다른 태아는 혈액 과다로 심장과 신장 기능이 떨어진다.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의심해볼 수 있나.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주로 임신 13주 이후에 나타난다. 주요 증상은 양수과다증으로 인한 산모의 복부 팽만감이다. 한 태아는 양수가 많아지고, 다른 태아는 양수가 부족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초음파 검사를 거쳐 양수량과 태아 간 성장 차이, 태아 심장 기능 이상 등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 진단한다. 그만큼 주기적으로 산전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나.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는 진행 정도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다르다. 초기에는 정기적인 관찰만 이뤄진다. 태아 상태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자연적으로 호전되는지 지켜보거나 양수감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2단계 이상 중증일 경우 태아 내시경 레이저 수술과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히 태아 내시경이 도입된 후 치료 예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태아 내시경 레이저 수술을 시행해 두 태아가 모두 생존할 확률은 70%, 최소 한 태아만 살아날 확률은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태아 내시경 수술 과정이 궁금하다.
태아 내시경은 태반에서 연결된 두 태아의 혈관을 차단하는 수술법이다. 혈류 불균형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치료로 통한다. 산모 복부를 작게 절개하고, 자궁 안에 태아 내시경을 삽입해 혈관 상태를 확인한다. 그다음 레이저로 두 태아가 공유하는 비정상적인 혈관 연결 부위를 차단한다. 치료는 보통 1시간 내로 끝난다.
치료 적기는 언제인가.
임신 16~26주 사이에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술을 빨리 한다고 무조건 치료 결과가 좋은 건 아니다. 오히려 18주 이전에 수술을 받은 경우 두 태아의 생존율이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임신 18~26주 사이에 시행했을 때 예후가 가장 좋은 것으로 확인된다.
의료진의 역량도 중요할 것 같다.
쌍태아 수혈증후군 진단 경험이 부족하면 초음파 검사에서 이상이 있어도 단순히 양수가 약간 많다는 정도로 판단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의료진에 대한 교육이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치료도 마찬가지다. 특히 고려대안산병원은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를 통해 쌍태아 수혈증후군 같은 고위험 임신 합병증을 치료하는 데 앞장서 왔다.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들과도 긴밀히 협진하며 경기 서남권 거점 의료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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