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2만명 앞 '행정명령 쇼'…무더기 서명 뒤 펜도 던졌다
-
1회 연결
본문
바이든이 이렇게 하는 걸 상상할 수 있느냐.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직후 ‘무더기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2만여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이뤄진 실내 취임식 직후 백악관으로 가지 않고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인근 실내 경기장 ‘캐피털 원 아레나’를 찾아 연설했다.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체육관은 트럼프 취임식을 생중계로 보기 위해 몰린 지지자들로 만석이 됐다. 이른바 '실내 퍼레이드' 행사였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영하의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장외도 뜨거웠다. 입장 표를 구하지 못해 체육관에 들어가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외부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식을 지켜봤다.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등장하자 환호하며 “미국(USA)”를 연호했다.
이날 행사는 소방 구조대원들이 먼저 입장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의 암살 미수 사건이 일어난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숨진 소방대원 코리 콤퍼라토어를 기리기 위해 그의 동료들이 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것이었다. JD 밴스 부통령의 모교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 고등학교의 고적대(Marching Band)도 행사에 등장했다.
이후 트럼프는 연단에 올라 그의 가족들과 주요 참석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선거운동에 도움을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밝혔다. 특히 막내 아들 배런이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인 조 로건이 진행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방송에 출연하도록 설득했다는 일화를 언급하면 격려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의 가족을 무대로 불러 자신이 연설을 함께 하도록 했다.
트럼프는 연설 직후 불법 이민, 연방정부의 고용 동결, 연방공무원의 대면 업무 복귀 요구, 파리기후협약 탈퇴와 같은 문제에 대한 행정명령에 거리낌 없이 서명하기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백악관이 아닌 체육관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행정명령 퍼포먼스를 연출한 것이었다.
가장 먼저 서명한 것은 행정명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이뤄진 조치 78개를 철회하는 것이었다. 이어 트럼프 2기 정부가 행정부를 완전히 통제할 때까지 추가적인 규제나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부 규제 및 고용 동결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외에도 ▶정부 기관의 물가 총력 대응 지시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 및 유엔에 보낼 탈퇴 서한 ▶정부 검열 금지 및 언론의 자유 복구 ▶정적에 대한 정부의 무기화 종료 등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중에 지지자들을 향해 “바이든이 이렇게 하는 걸 상상할 수 있느냐”고 말했고, 지지자들은 이에 “유에스에이(USA)” 등을 연호했다. 트럼프가 서명을 할 때마다 지지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서명이 끝나자 트럼프는 자신이 서명에 쓴 여러 자루의 펜을 지지자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던졌다.
트럼프는 서명 전 연설에서 2021년 1·6(J6) 의회 폭동 사태로 처벌 받은 인사들과 관련, “저는 오늘 밤 J6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해 사면에 서명할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에 대한 사면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 대해선 “나는 즉각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파리 기후변화 협정 갈취(ripoff)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여전히 오염물질을 배출하며 그 물질이 미국으로 날아온다”며 “모두가 다 같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산업을 사보타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는 이날 행사에서 "내가 사랑하는 가장 미국적인 가치 중 하나는 낙관주의"라며 "우리는 미래를 좋게 만들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좋다고 믿을 것이다. 정말 기대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