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말 바루기] 귀성 행렬일까, 행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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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6일간의 긴 연휴가 시작된다. 많은 이가 연휴에 여행을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고향에서 명절을 보내기 위해 ‘민족 대이동’을 한다. 그래서 TV·라디오 등에선 시시각각 전국의 도로 상황을 보도하며 귀성객의 교통 편의를 돕고 있다.

“주말부터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향으로 향하는 행열이 이어지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8시간3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등의 보도를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소리는 [행녈]로 들릴 테지만, 표기할 때는 ‘행렬’과 ‘행열’ 중 뭐라 써야 할지 무척 헷갈린다.

‘行列’은 ‘다닐 행(行)’과 ‘벌일 렬/열(列)’ 자가 만나 이뤄진 단어로, 여럿이 줄지어 가는 것을 가리킨다. ‘列’은 경우에 따라 ‘렬’로도, ‘열’로도 쓸 수 있어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가 많지만, 두음법칙을 확실히 알면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한글 맞춤법을 보면 한자음 ‘랴·려·례·료·류·리’가 단어의 첫머리에 올 때는 ‘야·여·예·요·유·이’로 적는다고 돼 있다(력사→역사, 륜리→윤리). 덧붙여 단어의 첫머리 이외에는 본음을 살린다는 내용도 있다(경력, 혼례). 따라서 ‘行列’의 ‘列’은 단어의 첫머리가 아니므로 본음을 살려 ‘렬’로 적어야 한다.

그런데 ‘나열(羅列)’의 ‘列’은 단어의 첫머리도 아닌데 왜 ‘렬’이 아닌 ‘열’로 써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앞말이 모음이거나 ‘ㄴ’ 받침 뒤에서는 ‘렬’이 아닌 ‘열’로 적는다는 예외 규정 때문이다. ‘나열’은 앞말이 모음 ‘ㅏ’로 끝나므로 ‘열’로 적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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