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를 부른 1960년대 한류스타 한명숙씨가 22일 별세했다. [연합뉴스]

1960년대 히트곡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 등을 남긴 가수 한명숙씨가 22일 별세했다. 90세. 1935년 평안남도 진남포에서 태어난 고인은 월남 후 태양악극단을 거쳐 미8군 무대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허스키한 음색으로 인기를 얻으며 미8군 무대에서 활약하던 한씨는 작곡가 손석우를 만나 가수 생활의 분기점을 맞는다. 손씨가 바로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 작곡가다. 컨트리 음악 장르는 당시 국내에선 낯설었으나, 국내외에서 모두 큰 반향을 일으켰고, 고인은 스타덤에 올랐다. 1962년엔 노래를 바탕으로 한 동명 영화까지 제작됐다. 한씨가 주인공을 맡은 이 영화는 10만명 관객 동원 기록을 썼다.

한씨는 해외 활동도 활발히 해 ‘한류스타 1호 가수’라는 평도 받았다. 이 노래가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홍콩·태국 등에서 순회 공연을 하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외국 관광객들이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를 애국가로 오해하는 일도 있었다고 말하곤 했다. 이후에도 손 작곡가와 함께 히트곡을 연달아 냈으며, 생전 발표한 노래는 300곡이 넘는다. 성대 수술을 두 차례 받았지만 1980년대 중반까지 활동을 이어갔다 2000년 국민문화훈장, 2003년 KBS 가요대상 공로상 등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