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관세폭탄 피하려 방위비 인상 꺼낸 유럽…“멜로니가 설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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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방위비 증액을 꺼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압박이 본격화하기 전에 선수를 치는 게 낫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외신을 통해서 나온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유럽이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대서양의 방위산업 생산을 증강하면 우리 모두가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같은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방위청(EDA) 연례 포럼 연설에서 “우리가 (방위비를) 충분히 지출하고 있지 않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이 옳다. 이제는 투자할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현재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5%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나토에 속해 있어 사실상 EU에 대한 방위비 증강 요구와 마찬가지다.
나토와 EU 고위 관계자들이 방위비 증강을 꺼낸 건 트럼프의 대유럽 관세 압박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이 지난 20일 “무역 전쟁이 벌어지면 유럽의 방위비 증액은 불가능하다”며 견제구를 던진 것도 이런 흐름에서다. 방위비 증액을 이유로 관세 인상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방위비 증액의 경우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유럽의 발 빠른 행보를 이해하는 열쇠다. 미국의 방위비가 3%대인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가 요구한 GDP 5% 방위비는 단숨에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환상적인 여성”이라고 치켜세운 조르조 멜라니 이탈리아 총리의 역할론이 뚜렷해지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유럽이 방위비에 더 많은 지출을 하도록 트럼프가 관세로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유럽 지도자들은 멜로니가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테파노 스테파니니 전 나토 주재 이탈리아 대사는 “멜라니가 이탈리아를 포함해 유럽이 방위비를 점진적으로 올릴 수 있다고 트럼프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종의 “완화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F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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