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6조 팔아 23조 남겼다, SK하이닉스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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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영입이익 킹’ 등장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조828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6조5000억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킹’에 등극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수요증가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5% 증가해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 지난 22일 기준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전망치 평균)는 매출 19조7103원, 영업이익 8조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로도, 연간으로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실적의 1등 공신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HBM 기술력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통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4분기 전체 D램 매출에서 16%를 차지했던 HBM 비중은 지난 4분기 40%까지 늘었다. 부가가치가 높은 이 메모리의 특성상 영업이익률도 덩달아 올라 4분기 영업이익률은 41%를 기록했다. HBM 외에도 대표적인 AI 메모리로 꼽히는 기업용 SSD(eSSD)의 판매도 늘면서 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HBM을 제외한 반도체 시장 업황은 스마트폰, PC 등 전방 산업의 수요 침체로 부진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도 본격화됐다. 하지만 이런 업황에서도 SK하이닉스는 HBM을 앞세워 메모리 반도체 수퍼 호황기로 꼽히는 2018년 영업이익 기록(20조8437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대비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높은 만큼 하락 사이클 영향을 제한적으로 받았다”라고 말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양극화 구간에서 HBM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는 업계 비수기로 꼽히지만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올해에도 HBM을 중심으로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6세대인) HBM4 제품은 올해 하반기 중 개발과 양산 준비를 마무리하고 공급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대해서는 “품질과 성능에 확실한 차이가 존재할 것이다. HBM을 포함한 다양한 AI용 메모리 제품의 개발을 통해 후발업체와 격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저전력(LP)DDR4 등 범용 제품의 매출 비중은 작년 20% 수준에서 올해는 한 자릿수로 축소될 것이며, 낸드의 경우 기존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시황 조정기에도 과거 대비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달성할 수 있는 사업 체질을 갖췄다”며,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위주로 투자를 이어간다는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최대 실적발표에도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일주일간의 국내 증시 휴장을 앞두고 전일대비 2.66%하락한 21만950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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