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상상력 넘치는 예술 세계...루이 비통, 디올 을사년 새해 밝힌 협업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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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새로운 영감이 필요한 패션 브랜드에게 아티스트 협업은 좋은 선택지다. 그중 지금도 ‘전설적 협업’이라고 불리는 루이 비통과 무라카미 다카시의 컬렉션이 20년 만에 돌아와 화제다. 2003년 선보인 컬렉션은 순수와 상업 미술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무라카미와 장인정신의 집약체인 루이 비통이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협업으로 평가받는다.
상상력 넘치는 예술 세계에 빠지다
“다른 세상에 온 듯 화려하고 다채롭다.” 컬렉션을 둘러보던 한 방문객의 말처럼 무라카미 컬렉션은 특유의 경쾌함과 독창성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힘이 있다. 1960년생인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대중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전통 회화·공상 과학 등 다양한 영역을 혼합한 세계관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대중문화와 순수 미술이 교차하는 특유의 접근 방법으로 저급과 고급의 차이를 납작하게 만든다는 ‘수퍼플랫’이라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협업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루이 비통 무라카미 리에디션(Re-edition) 컬렉션’은 오리지널 컬렉션을 재해석한 것으로 가방·신발·액세서리·향수 등 200점 이상의 아이템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무라카미의 손을 거친 33개의 밝고 선명한 색상의 멀티컬러 모노그램(Monogram Multicolore)이 키폴·쿠상·도핀·온더고·스피디 등 가방에 반영된 점이 눈에 띈다. 수퍼플랫 판다나 수퍼플랫 가든, 스마일 플라워 등 무라카미의 대표 캐릭터들도 제품에 등장한다. 이번 컬렉션은 2025년 새해 첫날 전 세계에 출시됐으며 3월에는 벚꽃라인, 5월에는 체리 라인이 추가로 발행될 예정이다.
몰입형 콘텐츠, 리모델링으로 공간 경험도
이번 협업을 기념해 루이 비통 서울 도산스토어는 작품 속 세계관처럼 핑크빛으로 재단장했다. 내부는 여섯 가지 테마로 나누어 공간마다 몰입형 콘텐츠를 적용했으며 시그니처인 스피디·카퓌신·온더고 백을 비롯해 슈즈,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갖췄다. 연구실처럼 꾸며진 1층 수리실에서는 장인들이 직접 제품을 수리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20년 전 구매한 무라카미 컬렉션을 가져오면 클리닝이나 도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무상 혹은 상태에 따라 유상) 작가의 대표 캐릭터인 ‘플라워 햇 맨’이 방석으로 놓인 시네마 공간에서는 이번 컬렉션을 위해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3층 카페에서는 컬렉션의 대표 디자인으로 꾸민 에끌레어·크림샌드 쿠키·마카롱과 음료 등 디저트를 선보인다.
이번 협업은 세대를 막론하고 인기를 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전 컬렉션을 기억하는 밀레니엄 세대에게는 향수를, 최근 Y2K 트렌드에 빠진 Z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선사했다. 패션계에서는 20년마다 유행이 돌아온다는 말이 있다. 2000년대 초 유행했던 할리우드 셀럽, 패리스 힐튼의 착장이 다시 회자되는 현상도 같은 이치다.
새해 맞아 아트 컬렉션 선보인 디올
패션하우스 디올 역시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함께 ‘디올 레이디 아트’ 프로젝트를 꾸준히 선보여 왔다. 브랜드의 상징이자 전설로 꼽히는 ‘레이디 디올 백’을 캔버스 삼아 아티스트만의 비전과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이번에 아홉 번째 에디션을 공개했다. 한국 아티스트인 우국원을 포함해 사라 플로레스·제프리 깁슨·황 유싱 등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가방을 독창적으로 해석해냈다.
디올 성수 컨셉트 스토어에는 을사년 새해를 맞아 커다란 뱀이 등장했다. 아트 토이로 유명한 미국 팝 아티스트 ‘카우스’와 협업한 ‘디올 카우스’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매장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단장한 것. 뱀의 형상으로 디올의 이니셜 ‘CD’나 로고를 형상화한 그래픽이 특징이다. 디올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킴 존스와 카우스는 이번 협업을 통해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는 스트리트 무드를 과감하게 드러냈다.
패션하우스가 예술가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일은 이제 그리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다만 시기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떤 상징성이 있는지가 선명한 협업은 곧 영향력을 발휘한다. 새해에도 계속될 새로운 예술 협업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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