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포토맥강에서 수색대가 추락한 여객기의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여객기가 군용 헬기와 공중에서 충돌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후 8시53분쯤 캔자스주 위치타에서 워싱턴 DC로 향하던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의 소형 여객기는 착륙을 위해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접근하던 도중 군용 헬기 블랙호크와 충돌한 뒤 근처 포토맥강으로 추락했다. 충돌 당시 거대한 불꽃이 튀었다. 세 동강이 난 여객기는 물속에서 뒤집힌 채로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충돌 사고의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조 작업을 수색 작업으로 전환한다고 30일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시신 28구가 수습됐다.

아메리칸항공은 사고 여객기에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등 총 64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사고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여객기에는 위치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후 집으로 돌아오던 선수와 코치, 가족들이 타고 있었다고 미국피겨스케이팅연맹이 밝혔다. 탑승자 중엔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바딤 나우모프 부부도 있었다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타스통신은 미국에서 지도자로 활동한 부부의 아들 막심 나우모프도 같은 여객기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레이건 공항의 모든 이착륙이 한때 전면 중단됐다. 이곳에 착륙할 예정이었던 항공기는 인근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이나 볼티모어 국제공항으로 회항했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대와 경찰, 미군 등이 급파돼 포토맥강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색·구조작업을 벌였다. 워싱턴 DC 소방 책임자는 “강물이 매우 어둡고 탁하며 얼음 조각이 있어 위험하다”며 수색 작업에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사고 당일 날씨가 맑았으며 두 항공기 모두 표준 경로로 비행했다고 밝혔다. AP통신, CNN은 사고 당시 관제사가 헬기 조종사에게 여객기가 보이는지 묻고 피하라고 경고한 뒤 수십초 만에 충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끔찍한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예방했어야 할 나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