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 소녀 1400명이 성폭행 당했다…머스크가 때린 '아픈 손가락&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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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말대로 됐다. 영국 정부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그루밍 갱’의 아동 성학대 실태를 재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올 초 머스크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겨냥해 그루밍 갱 사건을 은폐했다고 저격한 지 불과 보름도 안 된 후 벌어진 일이다.
스타머 총리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지만, 성난 민심을 거스를 순 없었다. 이 상황을 틈타 머스크가 지원하는 강성 우파 정당 영국개혁당이 불과 1% 포인트 차로 집권 노동당을 따라붙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머스크가 재점화한 그루밍 갱 사건은 1997~2013년 사이 영국 북부의 로더럼에서 11살 여아를 포함한 최소 1400명의 영국 소녀들이 주로 파키스탄계 남성으로 구성된 조직폭력배들에게 술과 마약 등을 투약 당한 뒤 성폭행 당한 사건이다. 피해 소녀들은 파키스탄계 조폭에 인신매매를 당해 마약 혹은 총기와 거래되기도 했다고 한다.
피해 규모가 커진 데는 정부의 잘못이 크다. 수상쩍은 파키스탄계 운전사들이 영국 소녀들을 택시에 태워간다는 의혹이 주민들 사이에서 제기됐지만, 지방정부는 이를 눈감았고, 경찰 역시 무시했다. 일부 경찰은 신고를 받고도 소녀들을 향해 “창녀”, “개인 일탈일 뿐”이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사건이 실제론 1990년대 후반이 아니라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는 주장도 있어 숨은 피해자들은 더 많다는 관측도 있다. 나중에 수사로 밝혀졌지만, 실제로 로더럼 외에 다른 지역에서도 이민자 조폭의 성폭행 사례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2010년대 초반 사건이 뒤늦게 공론화하면서 수사기관이 나서 범죄자들을 처벌했다. 그러나 영국 사회는 쑥대밭이 됐다. 특히 지방정부와 경찰이 이 사건을 수십 년간 뭉갠 배경에는 이른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됐다. 이민자들을 상대로 적극 수사에 나섰다가 자칫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겁을 냈다는 얘기다.
실제로 당시에 기소된 범죄자 중 한 명은 판사를 향해 “인종 차별주의자”라고 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는 당시 이를 보도하면서 “가해자는 대부분 파키스탄계 남성, 피해자는 백인 소녀라는 점에서 인종, 민종, 종교 측면에서 불편한 조명이 비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10년이 넘은 사건을 다시 꺼내들어 정치판과 민심을 흔들자, 영국의 진보 매체들은 불편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당시 일부 사건의 기소를 맡은 스타머 총리가 사건을 은폐했다는 머스크의 주장은 근거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수사 당시엔 보수당 정부가 집권 중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가디언은 “머스크가 성범죄 사건을 정치화했다”며 “경찰 등 정부가 사건을 은폐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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