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단한 루키 나타났다”…19세 투수 김동현에 KT 캠프 들썩
-
1회 연결
본문
프로야구 KT 위즈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 베이스볼센터는 요즘 기대감으로 들썩인다. 데뷔를 앞둔 19세 신인 투수 김동현이 팀에 큰 희망을 안겨서다. 김동현의 투구가 포수 미트에 꽂힐 때마다 ‘투수 조련사’로 유명한 이강철 KT 감독과 김태한 KT 수석코치는 감탄사를 쏟아낸다. 이 감독은 “신인 투수가 프로 첫 캠프에서 이렇게 안정적으로 던지는 걸 본 적이 없다”며 “키가 커서 타점이 높은데 팔 스윙도 좋다. 1군에서 안 쓰기에는 아까운 선수”라고 극찬했다.
김동현은 KT가 202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9순위)에 뽑은 오른손 투수다. 키 1m93㎝·체중 97㎏으로 체격이 당당하고, 팔다리도 눈에 띄게 길다. 김동현 본인도 “부모님이 좋은 신체조건을 물려주셨다”며 뿌듯해할 정도다. 손·발도 무척 크다. 발 사이즈가 325㎜. 국내에선 맞는 신발을 구하기 힘들어 해외 사이트에서 운동화를 직접 구매한다. 손가락도 웬만한 농구선수보다 길다. 야구공을 덮고도 남는다. 김 수석코치는 “체인지업을 던질 때 손으로 다 가려져서 공이 하나도 안 보인다”고 귀띔했다.
좋은 ‘하드웨어’가 투수의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김동현의 진짜 장점은 ‘소프트웨어’인 구위와 제구력을 함께 갖췄다는 점이다. 김 수석코치는 “트랙맨(투구와 타구를 추적해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는 장비)으로 공이 위에서 아래로 꽂히는 각도를 측정했는데, 한국인 투수한테서는 나오기 힘든 수치가 나왔다”며 “이 각도에 구위까지 유지한다면 타자가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선수들이 보는 눈도 다르지 않다. KT 에이스 고영표는 김동현 얘기가 나오자 “구위가 좋은 데다 야망도 있는 신인 투수가 들어왔다. 잠재력이 엄청나 보인다”고 칭찬했다. 올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인인 동기생 정우주(한화 이글스)는 “청소년 대표팀에서 캐치볼을 했을 때, 동현이가 가장 위협적인 상대라고 느꼈다”며 “공의 힘이 정말 좋았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공을 잡을 때마다 들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이 감독은 지난해 말 마무리캠프에서 김동현을 눈여겨본 뒤 ‘6선발’ 체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윌리엄 쿠에바스-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고영표-소형준-오원석 등 확정된 5인 선발진에 김동현을 포함하고 싶어서다. 이 감독 뜻을 들은 김동현도 기대감 반, 자신감 반으로 프로 첫 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감독님께서 계속 ‘준비 잘하라’고 말씀해주셔서 확실히 캠프에 임하는 마음에 안정감이 생겼다”며 “내가 하고 싶은 걸 자신 있게 해볼 수 있어서 더 의욕이 생긴다. 하나라도 더 여쭤보고, 더 많은 걸 얻어가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 KT에는 그가 롤 모델로 삼을, 좋은 선배 투수가 많다. 김동현은 “고3 때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프로에 오니 선배님들을 잘 보고 배우기만 하면 돼 정말 좋다”며 “모두 생각보다 더 열심히 운동하셔서 나도 적극적으로 따라다닌다”고 했다.
모든 신인의 데뷔 시즌 목표는 ‘신인왕’이다. 김동현도 그렇다. 그는 “욕심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KT 출신 신인왕인 강백호(2018년)·소형준(2020년) 선배님 뒤를 잇고 싶다”며 “일단 내가 세운 목표들을 하나씩 깨나가다 보면 9~10월쯤엔 좋은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