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미치광이가 운영"…美 국제원조 기구 'U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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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외원조 조직인 국제개발처(USAID)가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급진적 미치광이", "범죄 조직"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같은 극단적 표현을 하며 USAID의 존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고 있는 머스크는 2일(현지시간) 엑스(X)에 USAID 관료들이 DOGE의 시스템 접근을 물리적으로 막으려다 정직 처분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공유하며 "USAID는 범죄 조직. 이제 죽어야 할 때"라고 썼다.
머스크는 또 X에서 진행된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공화·아이오와) 등과의 라이브 대담에서 USAID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USAID가 "고칠 수 없는 상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폐쇄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에게 USAID에 대해 "일부 급진적인 미치광이들이 운영해왔다"며 "우리는 그들을 쫓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USAID의 공식 웹사이트는 전날부터 갑자기 다운돼 접속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통령 취임 당일인 지난달 20일 해외 원조를 전면 중단시켰으며, USAID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정리해고에 착수했다.
트럼프 정부는 USAID를 축소해 국무부 산하로 격하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주요 매체들이 1일 보도했다.
USAID는 주로 비정부기구,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 다른 미국 기관에 자금을 주는 형식으로 다른 국가에 인도주의적 및 개발 원조를 제공하면서 미국의 국제 원조를 주관하는 기관이다.
직원이 1만여명이고 연간 예산이 428억 달러(62조4000억원)에 이른다. 1961년 존 F. 케네디 행정부 당시 '외국원조법'에 따라 설립된 별도의 독립 부처다.
2023 회계연도 기준으로 400억 달러(약 58조 6000억원)가 넘는 예산을 책정해 세계 130개국에 지원했다. 이 예산 규모는 미국 연방 예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같은 해 USAID 원조 자금의 최대 수혜국은 우크라이나, 에티오피아, 요르단, 콩고민주공화국(DRC), 소말리아 등이었다. USAID는 독립부처라는 특성 덕택에 미국과 단교한 이란 등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할 수 있었다.
USAID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 기관이 재난 지역을 안정시킴과 동시에 새로운 무역 시장을 개척하는 미국 외교 정책의 필수적인 부문이라고 옹호한다.
비정부기구인 '레퓨지스 인터내셔널'(Refugees International)의 제러미 코니딕 회장은 USAID가 "60년 넘게 발전해온 국가 안보의 도구"라면서 "파괴되면 쉽게 재건할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지출을 줄이는 것을 우선순위로 하며 이를 위해 해외 원조 중단을 먼저 겨냥하고 있다.
USAID 고위직의 정직 처분에 대해서는 미국 민주당에서도 반발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섀힌 의원(뉴햄프셔)은 "적절한 허가를 받지 않은 개인들이 USAID의 기밀 공간과 미국 시민의 개인 정보에 접근했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고 전례 없는 일"이라며 "3일 상원이 개회하는 대로 이 문제에 대해 초당파 상원의원 그룹을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인 외교위원회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의원도 "트럼프는 일방적으로 연방 기관을 폐쇄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일 USAID가 DOGE의 활동을 막으려다 실패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USAID의 최고 보안 책임자 2명은 최근 이 기관의 제한구역에 있는 기밀 자료를 DOGE 조사팀에 넘기는 것을 거부했다가 정직 처분을 당했다.
USAID의 보안 책임자들은 DOGE 팀이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맞서며 이들의 활동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해당 관료들이 징계받은 뒤 DOGE 팀은 USAID의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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