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캐·멕 이어 결국 꼬리내리는 파나마…美범죄자, 엘살바도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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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 압박에 캐나다·멕시코가 사실상 백기 투항한 가운데, 파나마도 파나마 운하에서 항구를 운영 중인 홍콩계 업체 퇴출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파나마 당국이 파나마 운하 항구 일부를 운영 중인 홍콩계 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업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운하 통제권 환수 위협의 빌미가 된 곳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이 직접 파나마 운하 5개 항구 중 2곳을 운영 중인 홍콩계 CK 허치슨 홀딩스의 자회사와 맺은 관계를 소송 없이 적법하게 중단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2021년 파나마 당국과 연장 계약을 통해 2047년까지 운영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앞서 트럼프는 수차례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피력하면서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는데 이는 1999년 미국-파나마 조약을 위반한 사항"이라 주장했다. 중국과 연관이 있는 홍콩계 업체가 항구를 운영한다는 점이 트럼프 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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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6일 파나마 시티에 있는 파나마 크루즈 터미널의 항공 사진. AFP=연합뉴스

파나마 운하는 1914년 첫 개통됐다. 미국이 파나마와 조약을 맺어 건설한 뒤 80년 이상 관리·통제하다가 '영구적 중립성' 보장 준수 등을 조건으로 1999년 12월 31일 파나마에 운영권을 넘겼다.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파나마를 찾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일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트럼프의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했다.

홍콩계 업체와 연을 끊으려는 파나마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결국 트럼프의 압박에 꼬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캐나다·멕시코도 마약 단속을 약속하며 트럼프 관세 폭탄을 한 달간 유예받았다.

엘살바도르 "美범죄자도 우리 감옥에 수용"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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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갱단원이 엘살바도르 교도소에서 자신의 갱단을 뜻하는 문신을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남미를 순방 중인 루비오 장관은 지난 3일 엘살바도르 정부에서 "미국 범죄자도 우리 교도소에 수용할 수 있다"고 한 제안과 관련, "엘살바도르의 관대한 제안을 정부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폭력 범죄자를 (해외로) 추방하는 것에는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미국에 있는 가장 위험하고 폭력적인 이들 중 일부를 저렴한 비용으로 아웃소싱하겠다는 의견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트럼프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할 수 있다면 당장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그렇게 할 법적 권한이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할 것이다.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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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2025년 2월 3일 엘살바도르 대통령 관저에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3일 루비오 장관과 만나 미국이 추방하는 불법 이민자를 국적과 관계없이 받아주기로 하면서 '미국 시민권이 있는 범죄자도 수용하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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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27일 엘살바도르에 있는 테러범수용 센터(CECOT). AFP=연합뉴스

갱단 퇴치를 내건 부켈레 정부는 2022년부터 3년간 국가 비상사태를 유지하면서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만한' 사람까지 구금하고 있다. 중남미 최대 규모 수감 시설인 테러범수용센터(CECOT)를 지은 것이 대표적이다.

인권 침해 논란에도 엘살바도르의 범죄율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엘살바도르에선 114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해, 2023년 대비 26% 줄었다. 2019년(2398건)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체포한 불법 이민자들을 이날 처음으로 쿠바 관타나모 해군 기지로 이송했다. 과거 '테러와의 전쟁' 당시 테러 용의자를 감금했던 곳이다. 불법 이민자들을 과테말라·페루·온두라스·인도로 보낸 적은 있지만, 관타나모 기지로 불법 이민자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리샤 매클로플린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구금된 불법 이민자 10명을 군용기에 태워 관타나모 기지로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매우 위험한 외국인 범죄자들"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불법 이민자들을 관타나모 기지에 무기한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며 법에 따라 이들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내에선 엘살바도르와 범죄인 인도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관타나모 기지 수용자들도 보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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