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법원 난입' 사전 모의 있었나…경찰, MZ자유결사대 …
-
2회 연결
본문
지난달 19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이 특정 보수성향 청년 단체의 사전 모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단체 참여자 일부가 서부지법 난동 사태 전날 청사 앞을 방문하고, 난입 직전 대화를 나누고 물건을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하면서다. 공동건조물침입·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구속된 이른바 ‘녹색점퍼남’과 여당 출신 청년 정치인도 이 단체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마포경찰서 등은 ‘MZ 자유결사대(자유민주청년결사)’라는 단체의 집단 행동 모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서부지법 청사 진입 직전 MZ결사대 소속 인물들이 한 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특정 물건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난입 사태 전날인 지난달 18일 서부지법 청사 앞에서 태극기를 든 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소화기와 막대기로 법원 기물을 파손한 혐의를 받는 녹색점퍼남 20대 전모씨(구속)와 ‘MKGA(MAKE KOREA GREAT AGAIN)’ 모자를 착용한 장발머리 A씨도 이 모임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는 모임 안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쿠데타를 옹호하는 ‘전땅크’라는 활동명을 사용했다고 한다.
MZ 자유결사대 간부들도 난동 사태에 가담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온라인상에서 일명 ‘수신호 5남’으로 불리는 B씨는 MZ 결사대 공동집행위원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B씨는 서부지법 후문 담벼락을 넘은 뒤 법원 난입을 시도하는 시위대 인파 선두에 섰다. 이후 시위대를 향해 손바닥을 펼치는 행동이 보여 법원 난입과 관련된 수신호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씨는 전직 국민의힘 지역당 청년대변인으로 지난 22대 총선에서 예비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A씨가 전씨에게 불상의 물건을 건넬 때 함께 있던 여성 C씨는 단체의 단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C씨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직후 시위대에 “후문이 열려있다” 등을 발언하고, 법원 유리창을 향해 물건을 투척한 장면이 포착됐다. C씨는 MZ결사대 대표 자격으로 언론과 극우 성향 유튜브 등에 다수 출연하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은 MZ 자유결사대 단체 오픈 채팅방에서 폭력 사태를 암시하는 글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채팅 참가자들은 “뒤졌다 니들은” “평화시위는 허상” 등을 주장했다고 한다. 삼단봉이나 헬멧 등을 구매 인증한 글도 있었다. 오픈 채팅방은 반려동물 모임 성격의 이름으로 바뀐 채 운영 중이다. 다만 폭력과 관련된 글을 관리자에 의해 삭제된 상황이다.
MZ 결사대 측은 일부 참여자들이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B씨는 “전씨와 A씨는 MZ 결사대 참여자다. 전씨를 포함해 MZ 결사대 소속 3명 정도가 법원에 난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C씨가 법원을 향해 물건을 던진 것으로 보이지만, 담벼락에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사전 모의 의혹은 부인했다. “난동 행위는 개인행동일 뿐, MZ 결사대는 공식적으로 평화적인 집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B씨는 “폭력 집회 조짐이 보이면 1㎞ 이상 떨어지라고 오픈 채팅방에서 수차례 강조했다”며 “난입 이후엔 ‘밖으로 나와’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수십차례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손바닥을 펼친 행위는 진입을 중단해달라는 의미였다. 이후 손으로 ‘X자’를 그리기도 했다”며 “이후 현장에서 빠져나왔다”고 해명했다. 오픈 채팅방 폭력 암시 글에 대해선 “참여자의 개인 생각일 뿐이다. 즉각 조치하지 못한 점이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