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3위’ 수포로 돌아가나… 日 혼다-닛산 경영통합 무산 위기
-
1회 연결
본문
세계 자동차 시장 3위 자리를 노린 일본 자동차 회사 간 합병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닛산 자동차와 혼다 자동차 간 이어지던 경영 통합 작업이 합병 비율 등 지분 문제로 철회 위기에 놓이면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닛산이 혼다와의 경영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MOU)를 철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두 회사는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에 밀리면서, 구조조정 일환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두 회사의 경영을 통합하는 형태의 합병을 추진해왔다. 경영통합이 성사되면 토요타와 폭스바겐의 뒤를 이을 수 있는 규모로 몸집 불리기가 가능하단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발목을 잡은 것은 지배구조였다. 닛케이는 “지주회사 방식으로 협의하고 있었지만, 통합 비율 등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혼다가 경영 위기에 놓인 닛산을 자회사화하는 방안까지 타진했지만 닛산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양사 통합 논의가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미베 도시히로(三部敏宏) 혼다 사장과 우치다 마코토(内田誠) 닛산 사장은 지난해 2026년 8월 설립을 목표로 통합을 추진했다. 각기 상장 폐지를 한 뒤 지주사 산하로 들어가면서 각자 브랜드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었다. 초기 합의한 내용대로라면 지주회사의 주도권은 혼다가 쥐게 되어 있었다. 대표이사는 물론, 이사회 구성원 역시 혼다가 절반을 차지하는 방식이다. 매출 30조엔(약 278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의 탄생이었지만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닛산과의 통합에 혼다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혼다가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고 나서야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정도로 시장 반응은 좋지 않았다. 지주사 설립과 경영통합을 위해서는 주가 산정과 합병 비율이 중요한데, 일본 내에서는 혼다와 닛산의 통합 비율이 5대1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컸다.
닛케이는 “혼다는 경영통합 협의 조건으로 실적이 부진한 닛산이 회생 계획을 내놓을 수 있을까를 전제로 했다”면서 “닛산은 회생 플랜을 세웠지만, 지역에 따라 구조조정에 강하게 반발한 곳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닛산 측이 대등한 통합 비율을 요구한 것도 걸림돌이 됐다. 양사 견해차가 커지면서 협상은 중단됐지만, 통합 협의가 재개될지 전기차와 같은 일부 분야에서의 협업이 이어질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서 당초 통합회사 합류를 검토했던 미쓰비시자동차 역시 최근 불참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신설 지주사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지배력이 미미하다는 판단에서다. 혼다와 닛산은 현재까지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은 상태지만, 양사 합병이 무산되면 닛산은 더욱 거센 구조조정 위기에 놓일 전망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