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삶에 꼭 필요한 먹거리 키우는 산업, 농업으로 그리는 미래

본문

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미래세대를 위해 우리 삶에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농업의 가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국립농업박물관에 가다 

17387903797662.jpg

문시윤 학생모델·노주하·김현준(왼쪽부터) 학생기자가 농업의 역사와 미래를 살펴보기 위해 국립농업박물관을 찾았다.

경제적 비중도, 농가인구도 줄어들었지만 농업의 가치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갈수록 농업은 더욱 중요해지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업이라는 의식이 확대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온라인 언급량과 주요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식량안보’의 언급량이 매년 증가해 2022년에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폭등 및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 세계 식량 산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식량안보 즉, 인구의 증가‧재해‧재난‧전쟁 등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일정한 양의 식량을 항상 확보해야 하는 일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한 거다.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초산업인 농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관심이 필요한 때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농업의 역사와 미래를 보기 위해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국립농업박물관을 찾았다. 국립농업박물관은 연면적 1만8000㎡ 규모로 400여 점의 농업유물과 250여 점의 식물 관람 및 체험·교육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농업관은 땅과 물, 종자와 함께 재배, 수확과 저장·가공·운반·유통·미래농업 등 9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전시한다. 첫 번째로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땅과 물 이야기를 살펴봤다.

17387903799133.jpg

김남희(오른쪽) 전시기획팀장에게 예전에 사용되었던 농기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남희 전시기획팀장이 『농사직설』을 가리켰다. “농사짓는 방법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서 작성된 책이에요. 어떻게 농사를 지어야 하는지 어떤 땅에서 어떤 쌀이 잘 자라는지 땅에 대한 얘기를 다뤄요.” 우리나라에서 논농사를 위해 물을 가두어 두려고 만든 첫 저수지 벽골제도 소개됐다.
농사를 지으려면 씨앗, 즉 종자가 있어야 한다. “키우고 싶거나 이름이 마음에 드는 게 있나요?” 김 팀장의 질문에 다양한 쌀‧콩‧팥의 씨앗을 보던 소중 학생기자단이 “바로미2”라고 말했다. “바로미2는 껍질을 까면 가루가 되는 가루쌀이죠. 분질미라고 해서 빵을 만들 수 있어요. 빵 먹을 때 글루텐 성분 때문에 배가 아픈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위해 글루텐이 낮은 쌀로 빵을 만들 수 있게 한 신품종이에요.” 다양한 농기구 중에서는 산간지대의 거친 땅에서 소 두 마리에 걸어서 밭을 가는 용도로 썼던 겨리쟁기가 눈에 띄었다. 농기구의 발전도 볼 수 있다. 못자리에서 기른 모를 본논에 옮겨 심는 모내기를 할 때, 예전에는 사람들이 모를 하나하나 심느라 허리가 많이 아팠는데, 지금은 이앙기라는 기계로 편하게 심는다. 조선시대 사람들이 보면 엄청 놀랄 일이다.

17387903800596.jpg

쟁기 모양의 손잡이를 잡고 앞으로 밀면 화면 속 소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를 통해 소를 이용할 때와 사람이 혼자 쟁기질할 때를 비교할 수 있다.

농업관 곳곳에는 체험 요소가 많다. 사람과 가축의 분뇨를 땅에 뿌려 흙과 섞어주면 땅에 힘이 생겨 양질의 농작물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데, 이런 행위를 ‘땅심 돋우기’라고 한다. 농사지을 땅을 비옥하게 만들려고 거름을 주는 것. 전통 농법에서는 땅심 돋우기를 위해 분뇨를 똥장군이나 나무·양철통에 담아 지게 혹은 긴 막대에 지고 사람이 직접 옮겼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이 직접 거름을 주고 농약을 뿌리는 대신 스마트팜을 조성하거나 드론으로 농약‧비료를 뿌리게 됐는데, 거름지게부터 항공방제까지 체험할 수 있다.

17387903802127.jpg

실제 트랙터와 동일한 구성으로 제작된 시뮬레이터로 경운·운반 등 농사에 최적화된 트랙터의 다양한 기능도 체험할 수 있다.

실제 트랙터와 동일한 구성으로 제작된 시뮬레이터로 경운‧운반 등 농사에 최적화된 트랙터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한 노주하 학생기자가 “진짜 트랙터를 타는 것 같아요. 신기해요”라고 말했다. 김현준 학생기자‧문시윤 학생모델은 우경 쟁기 체험에 도전했다. 쟁기 모양의 손잡이를 잡고 앞으로 밀면 화면 속 소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이를 통해 소를 이용할 때와 사람이 혼자 쟁기질할 때를 비교할 수 있다.

17387903803729.jpg

수확한 곡식은 껍질을 벗기는 도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김남희(왼쪽에서 셋째) 전시기획팀장에게 예전에 사용되었던 농기구에 대한 설명을 들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껍질을 벗길 때 사용하는 매통 체험을 했다.

곡식이 여물어 수확 시기가 오면 벼‧보리 따위의 이삭에서 낟알을 떨어내는 탈곡을 해야 한다. 그때 사용했던 먼지‧알곡 분리용 ‘바람개비’를 지나면 저장‧가공 분야를 살펴볼 수 있다. 수확한 곡식은 나락뒤주‧항아리‧나무 냉장고 등에 보관하며, 찧어서 껍질을 벗기는 도정 과정을 거쳐 조리한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벼의 껍질을 벗길 때 사용하는 매통을 체험해봤다. “나무통과 나무통 사이에서 껍질이 벗겨진 쌀이 나옵니다. 근데 이렇게 손으로 하나하나 돌리면 너무 힘드니까 정미소를 만들었죠.” 정미소는 도정공장이라고도 하며, 벼‧보리 등 곡물을 가공하기 위해 현미기‧현미분리기‧정미기‧계량기 등 일련의 기계를 갖췄다. 1960년대에는 전국 1만8000여 개소가 운영됐다. 최근에는 수확 후 건조되지 않은 벼를 반입하여 선별‧계량‧품질 검사‧건조‧저장‧도정을 거쳐 포장‧출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동화‧현대화한 미곡종합처리장(RPC)으로 발전하고 있다.

17387903805228.jpg

소와 말 등 가축은 농사에 빠트릴 수 없는 존재다. 예전 수의사들이 보던 서적들.

농사일에 바쁜 농번기가 지나고 겨울철 농한기가 오면 농가에서는 본격적인 겨우살이 채비에 들어가 이듬해 사용할 농기구를 수리하고 볏섬‧가마니‧짚신 등을 만들었다. 농사에 빠트릴 수 없는 존재로 소와 말이 있는데, 전시장에선 수의사들이 보던 서적부터 소털을 빗겨주는 소 등긁개 등 농경과 함께한 소와 말의 흔적, 닭집 등 가축들을 키우던 모습도 볼 수 있다. “최근엔 스마트 축사도 있어요. 컴퓨터‧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가축 사육 환경을 원격‧자동으로 관찰‧제어‧관리하죠.” 축사의 온‧습도, 냄새 등을 자동 조절하고 적정량의 사료와 물도 자동 공급하며, 가축의 운동량, 체온 등 생체 정보 측정을 통해 질병을 조기 감지한다.

17387903806689.jpg

도시에서는 잘 보지 못하는 이앙기·파종기·콤바인 등 농사에 사용되고 있는 농기계들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전시 마지막은 미래 농업을 다룬다.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드론 등을 통해 노동력 및 자원 투입은 최소화하고 생산량은 최대화하는 정밀농업이 소개됐다. 데이터 기반의 정밀농업을 통해 환경‧투입재‧생육‧병해충 방제‧수확량 등 농업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한다. 이밖에 농업인구의 감소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는 로봇농업, 드론에 작업기를 달아 방제‧파종‧작황 예찰‧해충 감시 등에 활용하는 농업 무인항공기, 유전자 편집기술로 농생물 DNA를 재조합해 좋은 영양소는 강화하고 나쁜 영양소는 제거하는 유전자 편집 작물도 인상적이다.

17387903808142.jpg

식물관에서는 이혜진(오른쪽에서 두 번째) 농업경영팀장에게 친환경 순환 농법 아쿠아 포닉스, 클로렐라 수직정원 등의 설명을 들었다.

농업관 관람을 마친 소중 학생기자단은 식물관으로 향했다. 이혜진 농업경영팀장이 “친환경 순환 농법 중 하나로 물고기의 배설물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식물을 재배하고, 식물이 정화한 물로 물고기를 키우는 아쿠아 포닉스를 볼 수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현준 학생기자가 “지금 키우고 있는 건 뭔가요?”라고 질문했다. “지금은 바질‧민트‧상추를 키워요.” 클로렐라 수직정원에서는 수직관 속에 클로렐라가 배양되고 있었다. 클로렐라는 엽록소를 많이 함유해 녹색을 띠며,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주목받는다. “여기서 생산한 클로렐라는 친환경 비료로, 배양해서 식물에 뿌려주면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조금 덜 쳐도 되는 효과가 있어요.” 수직농장에서는 약 70m 실내 재배대 구간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자동환경제어 시스템을 통해 빛‧온도‧습도‧이산화탄소‧배양액 등의 환경조건을 제어하여 연중 균일하게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한정된 토지에서 효율적으로 연중 균일한 생산량을 내는 식물공장, 스마트 농업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17387903809597.jpg

수직농장에서는 약 70m 실내 재배대 구간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자동환경제어 시스템을 통해 연중 균일하게 식물이 자란다.

황수철 국립농업박물관장 인터뷰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농업박물관 황수철 관장을 만나 궁금한 점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하박물관을 수원에 지은 이유가 있나요.
농업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많은 분이 사는 도시, 그리고 농업과 관련 있는 곳을 고민했어요. 이곳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일원이 농업과 긴밀한 역사성을 갖춰 선택했습니다. 조선의 제22대 정조대왕이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축조한 큰 농업 저수지 축만제가 있는 곳이죠. 또 일본 식민지를 벗어난 뒤 1961년 농업을 널리 중흥시키는 국가기관 농촌진흥청이 만들어지는데 10여 년 전까지 여기 있었죠.

시윤농업박물관만의 특징이 있다면요.
야외 공간이 굉장히 커요. 여러분이 농사 체험도 하고 작물이 자라는 모습이나 논밭의 벌레들도 관찰할 수 있는 게 색다르지 않을까요.

1738790381102.jpg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농업박물관 황수철 관장을 만나 궁금한 점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준농업이 많이 쇠퇴하고 있는데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추상적이긴 하지만 농업이 사회와 너무 멀어진 것에서부터 시작됐죠. 서양 선진국을 보면 기꺼이 농업에 세금을 투하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아요. 그런데 우리는 관심이 약간 멀어진 상태죠. 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곳으로써 농업박물관을 만들었다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하농업의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만약에 농업이 없으면, 먹는 쌀이 자라는 논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아요.
주하밥을 많이 못 먹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농사를 못 짓고, 그럼 곡물을 수입할 때 굉장히 비싸게 사야 하죠. 기본 식량을 제공하는 농업의 기능은 생명과 관련돼 굉장히 중요해요. 또 논은 물 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어 홍수 조절 및 재해를 방지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요. 논이 없는데 홍수가 나면 물바다가 되죠. 요즘 기후변화도 이슈인데 논이나 작물은 대기 온도도 조절해 줄 수 있죠.

시윤귀농‧귀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어요.
새로운 농업에서 미래를 보는 젊은이들이 생겼죠. 과학기술과 접목해 좀 편한 농업을 생각하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고요. 또 도시화가 너무 급격하게 되다 보니까 약간 반발이랄까 자연환경 친화를 원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젊은이들은 도전을 좋아해서 새로운 일을 벌이기에 농촌이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지금 연간 한 50만 명 가까이 내려가고 있는데 젊은 분들과 나이 드신 분들이 반반이에요.

1738790381268.jpg

소중 학생기자단이 국립농업박물관 황수철(왼쪽에서 세 번째) 관장을 만나 농업의 중요성과 박물관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주하 소년중앙 독자 또래들이 농업에 관심을 가져야 좋을까요.
그렇죠. 요즘 사실 밥을 못 먹는 사람은 별로 없다 보니 농업에 큰 관심을 안 갖고 있어요. 그나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관심을 가지는데, 위기 때는 항상 근본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죠.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농업은 항상 중요하기에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해요. 기후변화도 심해져서 한 20~30년 뒤에는 우리나라에서 못 키우는 작물도 늘어날 겁니다. 여러분은 딸기가 겨울에 나온다고 알 텐데 원래 땅에서 자랄 때는 여름에 나오는 작물이에요. 그런데 요즘은 전부 비닐하우스에서 키워 겨울에 나오거든요. 전에는 대구 사과가 유명했는데 지금은 강원도 양구라는 추운 데서 많이 나오고요. 식물원을 아열대 콘셉트로 잡은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아마 몇십 년 뒤엔 온대가 아니고 아열대 기후로 바뀔 거고 그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하는 걸 보여주기 위한 거죠.

현준미래 농업이 어떻게 발전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두 가지 있는데 인구가 줄어드는 것, 그리고 점점 고령화되는 거예요. 이는 일할 사람이 그만큼 부족해진다는 얘기죠. 그래서 미래 농업은 여러분 잘 아시는 AI‧로봇‧과학 기술이 접목된 형태가 많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시윤농업박물관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국내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우리나라 농업 기술이 세계적으로 뛰어난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박물관에 와서 우리의 우수한 농업 문화도 보고 기술도 익혀갈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만들고 싶죠. 물론 여러분 같은 미래 세대가 여기 와서 공부하고 앞으로 ‘나 농사지을 거야’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다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아이랑GO를 배달합니다

17387903814221.jpg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05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