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소말릴란드에 가자주민 이주?…이스라엘선 "매파 달래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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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아프리카의 이슬람권 국가들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이스라엘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인접한 중동 국가들이 이주에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를 대안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돌발 사안이 쌓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인수' 구상을 바라보는 중동 내 시각도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민영방송 N12은 “트럼프가 가자 주민을 아프리카의 모로코, 소말리아 푼틀란드, 소말릴란드 등지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국가는 미국의 지원이 절실한 국가”라고 짚었다.
모로코는 현재 사하라 서부 지역을 두고 사하라 아랍 민주공화국과 영토 분쟁 중이어서 외교적 지원을 포함한 도움을 바라고 있다. 소말리아 푼틀란드(2024년 독립)와 소말릴란드(1991년 독립)는 소말리아에서 독립한 신생 국가들이다. 국제법상 미승인 국가여서 국제사회로부터의 구호나 경제 지원을 제대로 못 받는 형편이다.
중동 국가 외에 다른 지역이 가자주민 이주지로 언급된 건 처음이다. 트럼프는 앞서 가자지구 주민들의 이주지로 중동의 인접국인 이집트와 요르단을 거론했다가 격렬한 반발을 산 바 있다.
트럼프의 가자지구 구상이 과연 진정성 있는 제안인지에 대해서는 수혜국인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아랍 국가들도 거듭 분석 중이다. 아랍권 주요 언론인 알 자지라는 아랍국들의 돈주머니를 꺼내려는 협상술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아랍국들로부터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뜯으려는 속셈이란 것이다.
이스라엘 언론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아랍국들이 말로는 크게 떠들면서도 가자지구 발전을 위한 자금 지원을 한 적이 없었는데, 트럼프가 터무니없는 제안을 함으로써 아랍국들이 어떻게든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에 리스크가 너무 많은 계획이란 점도 이런 의심을 사는 배경이다. 미군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몰아내고 주둔할 경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또 가자지구 재건에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론 다른 목적을 갖고 던진 “외교적 수류탄”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이와 관련,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집트가 (트럼프의 구상을 무마하기 위해) 가자지구와 사이의 국경을 개방하거나, 지원을 제공할 수 있고, 치안에 관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팔레스타인 난민 유입을 경계하는 요르단은 적극적인 외교에 나설 수 있고, 걸프 국가들 역시 외교적 수사 대신에 가자지구 인프라에 대한 실질적 투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의 구상이 ‘하마스 격멸’을 주장하는 이스라엘 내 강경파를 달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일각에선 오히려 강경파의 입김을 강화해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강경파가 트럼프 구상의 실행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요구해 네타냐후가 궁지에 몰릴 수 있다”고 짚었다.
동시에 네타냐후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가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의 무장해제, 하마스 지도부 망명 등 네타냐후 내각의 가자지구 기조가 오히려 트럼프 구상보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대비 효과를 내면서 다른 중동 국가들이 네타냐후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다만 아직까지는 트럼프의 가자 구상에 모호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구체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와 관련, 오는 11일 백악관에서 예정된 트럼프와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간 회동에서 트럼프가 구체적인 구상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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