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용현, 자진출석 직전 '검찰 넘버2' 통화…경호처 비화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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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8일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자진 출석하기 직전 검찰 수뇌부와 보안 휴대전화(비화폰)로 통화한 정황을 경찰이 확보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대통령경호처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경찰과 야권에선 김 전 장관의 ‘셀프’ 검찰 출석 및 검찰의 경호처 지휘부 구속영장 반려가 두 사람 간 통화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참고인 조사 및 김 전 장관 휴대전화 통신 기록 확인 등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 전 장관은 ‘계엄 비선’으로 지목된 민간인 신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전달했던 비화폰을 통해서 검찰 측과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화폰은 도‧감청이 불가능하고, 경호처가 지급‧관리하는 보안 전화기다.
경찰은 김 전 장관이 사용한 비화폰이 경호처에서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비화폰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김 전 장관에게 지급하고,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하는 순이었다고 한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이 해제된 지난해 12월 4일 비화폰을 김 전 장관에 돌려줬지만, 김 전 장관은 같은 날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비화폰을 경호처에 반납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해당 비화폰으로 ‘검찰 넘버 2’ 격인 이진동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검찰 출석 직전인 7일 오후 통화를 나눴다. 김 전 장관은 이후 비화폰을 반납한 뒤 검찰에 출석했다가 긴급 체포됐고, 지난해 12월 27일 구속기소 됐다.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차장검사도 통화 사실을 시인했다.
이 차장검사는 “김 전 장관의 신병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김 전 장관이 있는 곳이 군사 보호시설 안에 있어서 사실상 영장을 받아도 집행이 어렵다”며 “수사팀에서 (김 전 장관 출석) 설득이 어렵다고 해서 제가 직접 통화해서 설득해보겠다고 한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관이 당시 있던 공관이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곳이어서 형사소송법상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는 장소인 만큼 자진 출석을 유도했단 취지다.
경찰 내부에선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수본은 김 전 장관이 검찰에 출석하기 전인 지난해 12월 7일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김 전 장관이 검찰과 소통한 뒤 자진 출석하면서 사실상 핵심 피의자가 없는 공간을 압수수색하게 된 셈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야권에서도 “김 전 장관은 체포된 게 아니라 셀프 출석한 것으로, 꼬리 자르기이며 봐주기(지난해 12월 9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히는 이 차장검사는 윤석열 대통령과도 대검,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근무한 연이 있다.
특히 김성훈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찰이 두 차례 반려한 점도 주목된다. 검찰은 증거 확보 및 보완 수사 등의 이유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 차장에 대한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도 상당한 데 매번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반려 사유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차장검사는 국조특위에서 “김 차장에 대한 수사는 기본적으로 공무집행방해이기 때문에 별개의 사건으로, 관련해 연계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진상규명을 위해선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경호처는 군사상‧공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에 대한 압수수색은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하단 형사소송법(110조, 111조)을 근거로 집행을 매번 거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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